4월 총선을 앞두고 석패율제 도입을 놓고 야권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성․장애인단체들이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야 간사는 지난달 17일 의석수의 3분의1 미달 지역을 대상으로 석패율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통합진보당 등 진보정당 등 반발로 19대총선 적용은 불투명한 상태다.

석패율제는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가 낙선하더라도 비례대표로 ‘부활당선’시키는 제도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석패율제는 중진이상 정치인의 안전한 당선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비례대표 의석 확대 없이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결국 신진정치인 및 여성, 장애인 등 정치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도입된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비례대표는 절대 ‘여분의 의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치권은 54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을 18대 총선에 이어 선거구획정 논의과정에서 늘어나는 지역구 수만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기득권과 정치적 이해에 맞춰 국민적 합의 없이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에서 낙선했으면 깨끗하게 물러나야지 여성, 장애인 등 사회 소수자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비례대표를 갈라먹기 해서는 안 된다”며 “선거운동에 들인 비용을 챙기겠다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석패율제 도입하면 국민과 정치적 소수계층들의 거센 반대와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5일 보도를 통해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거대정당의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방편이 될 뿐 전체적으로 정치발전에 역행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지역에 근거를 둔 비례대표가 생기게 되므로 직능, 세대, 정책, 사회적 약자 등을 대변하기 위해 도입한 비례대표 취지는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입을 추진하는 새누리당(기존 한나라당), 민주통합당 등은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각 정당마다 취약지역에서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어 지역주의, 즉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독점 현상을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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