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중 하나인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개정법률안을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한 상태에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에만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40여만 사회복지종사자들의 표를 가져가기 위한 눈치만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공제회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해 정부 및 지자체의 출연금 지원 조항을 골자로 하고 있는 이 법률안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약사법 개정안’ 등과 함께 상정됐으나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 개정 법률안이 명시한 ‘사회복지사 등’은 국가 및 지자체가 사회복지사업을 위탁 받아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및 법인의 종사자로서, 사회복지사, 보육교직원 등 비영리단체에 근무하는 약 40만명이 이에 해당한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은 “급여나 수당 지급 등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직접적 처우 개선에는 수천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반면, 회원 가입을 통해 최소한의 간접적 처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사회복지공제회는 큰 재정도 들지 않는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또 “당장 시행에 들어갔는데, 법률 골자가 개정되지 않으면 결국 ‘껍데기 법’으로 종사자가 기만당하는 것밖에 더 되겠냐”고 성토했다.

또 “18대 국회 회기는 5월말이지만 실제 16일로 막을 내려 자동 폐기되니, 일분일초가 무척 급박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개정법률안이 국회법에 따른 통상적인 법률안 상정 절차상 2월 임시국회 전체회의(16일)를 통과하려면, 늦어도 13일까지 보건복지상임위를 통과해야 하고 14일과 15일 중에는 법사위를 통과해야 한다.

주말을 포함하더라도 9일과 10일 양일 중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8일에는 법안심사소위가 소집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법률안 계류와는 달리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에는 의견을 같이하면서 법안심사소위 통과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이율배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명순 의원은 “호봉제라든지 근무 외 수당 10만원 등을 추진하게 되면 몇 천억원이 든다”며 “돈 많이 들여서 처우개선을 못한다면 공제회에 적극적으로 지지·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용 의원은 “10억이라도 지원하자고 예산안에 넣었는데 깎였다”며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정부에서 천억이나 지원했는데 헌법 34조 2항에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보장, 사회복지정책을 대신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이렇게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영희 의원은 “정부가 출연하면 감 놔라 배 놔라 할 텐데 여기에서 독립해야 한다”면서도 “어떻게 싸울 것인가, 오히려 사회복지사들이 뭉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하균 의원은 “지난해 3월 30일 통과된 법률이 있는데 제대로 못 만들어진 것이 문제”라며 “출연금은 반드시 지원돼야 한다. (장관이) 예산문제 발생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답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곽정숙 의원은 “공제회 추진 위해 정부가 운영비 예산 신청했고, 국회 상임위가 확정했는데 결국 감액됐다”며 “설립초기이기 때문에 출연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지적했다.

손숙미 의원은 “열악한 사회복지사 처우를 생각할 때 공제회 사업으로 퇴직연금 급여사업을 추가해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찬성 의사를 표했다.

이 법률안을 심의한 30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보건복지위원회는 7일 오전 10시부터 열렸으며, 질의 순서에 따라 이재선(위원장) 손숙미 이낙연 전현희 신상진(간사) 최경희 강명순 윤석용 주승용(간사) 최영희 이애주 이춘식 정하균 추미애 곽정숙 원희목 유재중 박은수 양승조 박상은 박순자 등 23명 중 21명이 참석했다.

의원 질의와 관련해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은 “공제회는 기본적으로 자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출연금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미 한국교직원공제회법(13조 보조금 지급), 경찰공제회법(17조 자본금), 군인공제회법(15조 자본금), 대한소방공제회법(18조 재정), 과학기술인공제회법(17조 자본금) 등은 현재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출연금 지급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8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복지공제회 출연금을 내지 못하게 하는 법이 생겼는데 말이 안 된다”며 법 개정을 요구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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