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목욕탕에서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거부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시각장애인 패소판결을 내렸다.

대전지방법원 민사 단독 3부는 15일 시각장애인 A씨가 보조인을 대동하지 않고 목욕탕에 들어가려다 입장을 거부당해 차별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며 지난해 7월 목욕탕업주를 상대로 100만원의 피해배상청구를 제기한 데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지원한 대전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침해예방센터 관계자는 “법원이 장애인 차별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간과한 채 목욕탕 주인이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다툼으로 치부한 것 같다”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장애인의 다중이용 시설 입장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입장을 굳혔다.

이 관계자는 “3차에 걸친 변론과정에서 목욕탕에서 근무하는 위생사가 시각장애인의 목욕탕 이용을 도와줬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시각장애인이 반드시 보조인을 대동하지 않더라도 목욕탕 인력을 통해 목욕을 해결할 수 있음에도 공소를 기각한 것은 편파적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판결대로라면 전국의 시각장애인이 목욕탕 입장거부를 당하는 차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권센터는 다음주 중 판결문이 나오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2010년 12월 목욕탕업주가 A씨에게 “보조인을 대동하지 않고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하자 동행한 남성활동보조인이 “혼자서 올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보조인을 대동하라고 하지 말라”고 따졌고 이에 반발한 업주가 경찰까지 부르며 A씨의 입장을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해당 업주는 시각장애인 입장거부 이유에 대해 사고발생 시 업주의 책임 등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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