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빈곤지역 여성의 복지욕구 조사와 정책방향 연구 토론회가 마련됐다.<사진 최경훈 기자>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절대 빈곤율은 급격히 상승하여 빈곤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실정이다. 특히 한국 남성가구 중 빈곤가구 비율은 7.0%인 반면, 여성가구 중 빈곤가구 비율은 21.0%로 여성가구 빈곤위험이 남성가구보다 3배정도 높게 나타나 여성의 빈곤화 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일 기독여민회 조최의 여성평화집에서는 빈곤여성 복지욕구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 민간부분에서의 체계적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빈곤지역 여성의 복지욕구 조사와 정책방향 연구 토론회'의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여민회 박노숙 회장은 "여성가구주는 가정에서 가사나 자녀양육은 물론,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전담하거나 적어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이들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빈곤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경제활동에 주력하였음에도 결혼 후에도 여전히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빈곤여성은 그들이 처한 열악한 가정환경 외에도 우리사회가 가진 가부장적 가치와 여성에 대한 편견 등으로 빈곤남성보다 더 많은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기독여민회의 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세대주인 여성이 49.2%, 주소득원 56.6%로 응답하여 응답자 절반이 넘었고, 81.3%가 부양자가 있으며, 본인포함 가족 수 3-4인이 65,5%를 차지하고 있으며 복수응답 117.2%가 미취학, 초등, 중고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 면에서 월평균소득이 80만원 미만 소득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1005년 6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 최저입금 시급 3천100원도 못 받고 50만원 미만 소득 응답자가 8.8%에 이른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상향조정과 함께 최저 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 여성들이 없도록 사용 주와 지도관청의 관리가 요구된다.

소득이 증가하면 가장 먼저 지출을 늘리고 싶은 항목 1순위가 주거비로 39.4%가 응답하였다. 또한 저축을 하는 이유에 대한 응답 1순위도 주택마련을 위해 36.9%가 응답하여 빈곤여성들의 주거안정에 대한 열망과 주거환경이 열악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접근과 지자체별, 혹은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안정된 주거마련과 자녀교육, 빈곤여성의 건강, 안정적인 경제활동 등 사회 구조적인 접근을 통합적으로 이루어 좀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 되야 할 것"이며 "지역사회 내 소규모 공동주택으로 다가구임대주택이나 자립을 할 수 있는 기간이 확보된 모자가정쉼터 등 지역사회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주택정책이 필요하다"고 대책마련을 제시했다.

기독여민회의 조사에 대해 협성대 성정현(사회복지학과)교수는 "빈곤여성의 복지욕구를 조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실태조사에 치우친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실태를 통해 욕구를 파악할 수 있지만 대상의 관점에서 욕구를 파악하는 질문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본래의 조사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조사결과 및 해석에 유의해야 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전 한국여성개발원 김정자 원장 또한 "여성빈곤의 발생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결과로서의 빈곤상태만 조사함으로 인간빈곤개념의 분석이 불가해서 아쉽다"며 "여성빈곤문제에 대한 이해와 실질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에 박 회장은 "본 연구는 앞서 언급한 의의에도 불구하고 한계 역시 가지고 있다. 본 조사연구는 서울·경인지역으로 분포되어 있는 기독여민회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여성빈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이론적으로 다소 미약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본 조사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정책적 함의에 따라 현장 활동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현장의 고민을 드러내고 토론하는 분석의 가능성은 열었지만 이론적 배경과 학문적인 접근 결여의 아쉬움을 전했다.

한알심림예술센터 이향림 대표는 빈곤여성에 대한 정서적 지원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빈곤여성의 삶을 이해하는 상담가와 실무자 양성 △전문성과 지속성이 함께 하는 생활 속의 프로그램 제공 △자아향상감 프로그램과 자녀교육 및 가족치료, 종합적 진단 프로그램의 진행으로 빈곤여성에 대한 정서지원프로그램 지원을 적극 촉구했다.

이밖에 스웨덴  Eva Trolzig(교육학)박사는 "스웨덴은 인구 900만의 작은 국가이며 오랫동안 모범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거의 완전한 사회 보호 망과 의료제도, 학교, 아동, 노인복제제도 등이 국민의 세금으로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10여 년 전부터 '선택의 자유'라는 커다란 변화를 겪으며 여성들의 권위와 평등이 중요시되고 있다. 모든 여성들이 자립을 위해 투쟁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빈곤여성들의 소득보장 정책과 함께 여성의 가사부담, 자녀 양육과 교육부담 완화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체계와 심리·정서적인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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