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 사무총장이 들어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해 민간전문모금기관의 정체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복지시민연대는 23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새 사무총장 인선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모금회 이사회는 지난 1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김주현 씨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연대는 “김 사무총장은 모금이나 사회복지계와 관련 아무런 전문성이 없는 자”라고 일갈했다.

이어 “행정안전부(전 행정자치부) 차관이란 이력만이 돋보이는 인물이란 점에서 공동모금회가 관치모금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신호탄임을 강력히 문제제기 한다”라고 강조했다.

몇 년 새 공동모금회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연대에 따르면 이명박 초기 정부는 공동모금회의 복수화를 시도하고 기존의 사무총장을 물러나게 해 파란을 일으켰으나 사회복지계 및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로 복수화 입법이 저지됐다. 그러나 공동모금회의 공금유용 등의 사실이 폭로되면서 공동모금회는 온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회장을 비롯해 사무총장이 사퇴하는 불행한 일을 겪게 됐다.

이후 공동모금회 구성원들은 뼈를 깎는 쇄신의 의지를 내보이며 국민 앞에 사랑받는 기관으로의 재탄생을 다짐했다.

이어 선임된 사무총장은 서울시 관료생활을 거쳐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구청장을 역임했던 정치인 박성중 씨였다.

연대는 “박 사무총장은 공동모금회의 발전에 별다른 이바지도 하지 않은 채 총선 출마를 위해 연말연시 집중모금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지난해 말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직을 스스로 사퇴하면서 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자리가 정치인의 이력 쌓기에 오용되어진다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러나 후임 김주현 사무총장 또한 사회복지분야나 모금에 대한 그 어떤 전문성도 없는 관료출신이 들어섰다”면서 “전직관료이기에 정부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아닐까하며 바로 이는 공동모금회가 지금까지의 순수민간모금전문기관의 지향성을 포기하고 정부 산하의 관치모금을 하는 곳으로 전락하는 지름길을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연대는 사무총장의 인선과정과 선임기준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연대는 “이를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서울복지시민연대는 관련된 자료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해 선임과정에 대한 투명한 검증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