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다 기부를 결심한 두 남자가 화제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3일 여행가 최영돈 씨의 1억 기부에 이어 27일 안병근 씨의 2억 기부로 일주일 만에 아너소사이어티 멤버 2명이 탄생했다고 28일 밝혔다.

최영돈 기부자

여행가 최영돈(60) 기부자는 삶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하고자 여러 생각을 정리하던 중 평생을 근검절약해 모은 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6․25 피난 중 태어나 서울 을지로 단칸방에서 7식구가 겨우 누워 잘 정도로 좁은 방에 살며 신문배달,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공부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대해 20년간 성실히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 한 후 현재는 세계 곳곳을 탐방하며 여행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최영돈 기부자는 평소에도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이면지를 나눠 쓰고 있는 것이 생활화 돼 있다고 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전에도 본인과 아내와 관련있는 학교에 장학금을 꾸준히 지원해왔으며, 헌혈을 257회해 적십자 명예의 전당에도 등재돼 있다.

최영돈 씨는 “건강할 때 기부하고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을 잃거나 나이가 많아져 때를 놓치면 기부도 어렵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게 바른 기부라고 생각한다. 저 같은 보통사람들이 더 많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병근 기부자

안병근(70) 기부자는 (주)안세 대표이사로 고향인 김해와 연고 없는 고창 지역 학교와 양평에 있는 장애인 생활시설을 25년째 꾸준히 지원하고 있을 정도로 남모르게 나눔을 실천해왔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삶의 후반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법과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방법 고민하다가 아너소사이어티를 알게 돼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안병근 기부자는 평소 잦은 해외 출장으로 동남아 지역에 방문할 일이 많았는데, 교육에 취약한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껴왔다고 했다. 모든 사람의 희망은 교육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본인의 기부금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교육 시스템 구축에 쓰였으면 한다며 본인의 기부가 나눔에 작은 ‘씨앗’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초 1억 원을 기부하려고 했던 그는 기부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2억 원으로 약정 액을 상향 조정했다.

안병근 기부자는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이후에도 회사 이익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재단을 설립, 운영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립된 재단을 통해 전국에 어려운 시설을 직접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안병근 기부자는 “못쓰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주어서 아까운 것을 주는 것이 진정한 기부라 생각한다”며 “사회에 도움 받은 만큼 당연히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연배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평생 열심히 달려온 삶을 '기부'로 마무리하는 두 분이 있어 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질 것”이라며 “가장의 기부에 흔쾌히 동의해주신 아내와 가족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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