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가 장애인 국회의원의 활동을 감시, 견제하고 장애정책을 제안하는 기구인 (가칭)장애정책의정지원센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호 서울시의원(민주통합당)은 6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5회 장애인자립생활의날 기념 2012 IL컨퍼런스'에서 "장애계 비례대표가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의 첩경 역할을 담보해 내기 위해서는 등원 이전 철저한 평가, 검증과 등원 이후 교류와 협력, 제안, 압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날 '정치참여와 자립생활운동'을 주제로 열린 전체회의 섹션2에서 이상호 시의원은 "장애인복지의 대표적 전달체계인 장애인생활시설과 장애인복지관이 장애인 인권과 권리를 실현해내고 있는가"며 "이들이 인권침해적, 차별적 기제를 확대 재생산해내고 있지는 않은가"고 질타했다.

그는 "아무리 국민이 요구해도 국회의 가치와 이해관계와 부합하지 않으면 법안과 예산 통과되지 않는다"며 "장애인자립생활 운동진영은 장애인의 주류화를 추구하고 있다. 완전한 사회통합, 기회의 평등을 넘어서 정치의 주체로서 장애에 관한 한 자원을 집행하고 배분하는 정치세력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투쟁과 노력의 결과로 15대 국회부터 장애인 의원이 진출해 18대에 이르러 8명이 배출되는 등 양적인 확대를 이룩했다"며 "그러나 장애인 의원의 양적 확대가 결과적으로 질적인 수준을 담보해 냈느냐, 장애인복지의 총량을 확대해 냈느냐에 대해서는 장애계와 자립생활 진영은 비판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 의원들이 중증장애인을 기반으로 한 자립생활 운동들의 절박성, 주위의 편견들을 개선하기 위한 저항의 움직임들을 외면했거나 심지어 그 운동을 막는데 동참했던 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계는 이번 19대 총선부터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정당에 추천하는 연합공천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장애운동에 있어 역할과 철학 등 후보들의 면면을 더욱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의원은 "비례대표에게 장애정책을 제안, 협의하고 감시, 견제할 수 있는 (가칭)장애정책의정지원센터가 장애계로부터 건설돼야 할 것"이라며 "정치지도자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교육, 훈련기관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6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5회 자립생활의날 기념행사'에서 성현정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등 IL대상 시상자들과 내외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 제5회 장애인 자립생활의날 기념행사에서 안진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상임대표는 "우리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장애인자립생활 보장의 초석을 놓았다고 자부했다"며 "그러나 왜 여전히 중증장애인의 비극적 살을 극복해야 한다는 5년전의 주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본인부담금이라는 폭탄을 투하하고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비롯, 쥐꼬리만한 장애인연금, 장애등급 하락만을 위해 존재하는 판정심사제도,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자립생활센터 등 그 어느 정책과 제도가 우리의 자립생활을 보장하는 제도인지 알 수 없다"며 "이제 2007년 몸서리나게 춥던 그날로 되돌아와 잇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상임대표는 "나는 올해 총선과 대선 등 선거의 해를 맞아 더 많은 장애인당사자의 정치 진출을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장애인 자립생활을 법과 제도, 정책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식에 가장 가깝다고 믿기 때문이다"며 "단순히 정치라는 표피적 색깔을 입혀 작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립생활 운동의 새로운 길, 자립생활의 정신을 확산하는 계기로 정치참여의 의미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에 기여한 자립생활센터나 활동가를 시상하는 IL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 부문), 성현정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하 활동가 부문), 남인수 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수상했다.

한편 장애인자립생활의 날은 2007년 장애인복지법 개정 시 '자립생활의 보장'이 별도의 장으로 포함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8년 제정, 올해 5회를 맞고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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