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발의된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조례안’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조례안은 2월 3일 입법예고 됐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사회복지사가 공동으로 5일 경기도의회에서 개최한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 처우를 위한 조례 제정 공청회’에서 처우개선과 지위향상 등을 구현하기 위해 보다 명확하고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김궁자 전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은 “이번 법안은 사회복지 최일선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및 일선종사자들에게는 선언적 의미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처우와 지원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실천적 조례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궁자 전 회장은 이번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며 개선을 촉구했다.

우선 제7조의 종합계획수립은 상위법에서 복지부장관과 지자체장은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수준 및 지급실태 등에 관해 3년마다 조사해야 한다로 돼 있는데 이번 법안에는 5년마다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한 자원이나 경비 등 재정적 부담은 ‘할 수 있다’로 해 책임을 회피할 여지를 만들어 놨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분야별 사회복지사 등 급여체계의 평준화, 시간외 수당, 우리만의 퇴직연금제, 정부의 공제회기금 출연, 보수교육과 역량강화 훈련, 직급의 공무원급수제 등 지원을 보다 명확한 단어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정적 지원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라는 상투적인 용어로 막연한 가능성만 제시해 놓아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유호 부천시사회복지협의회장은 “사회복지사 등의 신분안정이 우선돼야 이번 법안이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직업안정의 보장 ▲임금체계의 일원화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예산지원 현실화 ▲전문성 향성을 위한 조치 ▲비정규직 처우 ▲사기진작을 위한 포상규정 등을 구체적이고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조례가 그냥 선언적이어서는 안된다. 보다 구체성을 띄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시군구 단위가 종사자 처우개선에 적극성을 갖도록 지자체 평가를 시행하고 이 평가결과와 도비 지원이 연동돼야 한다”면서 “도 단위에서는 이 종합계획을 심의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기만 상록수마을 대표는 “개인 운영시설은 차별을 받고 있다. 조례안에 운영주체에 따라 인건비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단 1줄이라도 들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 대표는 “운영주체에 따른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가 다를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오히려 같은 수준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정당한 이유를 관계당국으로부터 듣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중무휴로 퇴근도 없이 종사하는 개인운영 시설에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주려는 노력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례안 제정을 계기로 개인 신고시설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용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무총장은 “조례안의 상당수 문구가 ‘할 수 있다’라는 임의규정으로 돼 있는 것은 책임을 회피할 소지가 다분하다. ‘해야 한다’라는 의무규정으로 바뀌어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종합계획 수립도 상위법에 따라 매 3년으로 변경 검토가 필요하며 보수교육을 받게 되는 경우 교육비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회복지사 등의 사기진작과 복지증진을 위해 모범이 되고 우수한 종사자에 포상 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을 추가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조례에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각종수당이 명확하게 지급될 수 있는 근거마련의 추가검토를 요청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방청객들도 조례안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참석자는 “조례안에 너무 많은 사항이 나열 돼 있다. 단 하나라도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조례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다른 참석자는 “보수수준을 3년 내에 인상한다는 내용이 명시되고, 위탁기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신분보장을 한다는 확실한 내용이 조례안에 담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안식년 등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고 사회복지사의 날과 사회복지의 날 행사일도 조례안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발의에 참여한 배수문 도의원은 “이번 조례안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은 각 시군구에서 조례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