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서 생활하던 김화식 할머니(1912년생)가 6일 세상을 떠나면서 전 재산 3500만원을 어린이재단을 비롯해 자신이 머문 요양원에 기부했다.

故 김화식 할머니와 어린이재단이 인연이 된 것은 신세계건설 임직원 정 모 씨를 통해서였다. 정 씨는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2007년 3월 故 김화식 할머니를 처음 만났고,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사람은 반 지하방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던 자원봉사자가 전부였다.

故 김 할머니는 한국 전쟁 당시 남편과 함께 북에서 내려온 이후 사별하고, 생전에 피붙이는 없었다. 반 지하방에서 사는 동안 할머니에게 유일한 소득인 정부보조금은 할머니를 돌봐준다는 명분으로 집을 드나드는 자원봉사자 아주머니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등 세상은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녹록치 않았다.

이후 故 김 할머니는 보다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 2007년 12월 신내 요양원(서울 중랑구 소재)에 입소를 결정했고, 이곳에서도 할머니를 찾는 사람은 역시 정 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전부였다.

故 김 할머니는 입소당시 수중에 있는 목숨과도 같은 전 재산 3500만원(전세보증금)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살아생전에 유산 기부를 약속했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유난히 아이를 좋아한 할머니는 2500만원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장례식 등 사후 관리를 위해 신내 요양원에 기부했다.

살아생전 냉면을 유난히 좋아하신 故 김화식 할머니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6일 새벽 세상을 떠나 충북 음성 꽃동네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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