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혁(장애인문화공간 활동가)

사품진(사회당을 품은 진보신당)의 힘찬 출항을 환영한다. 사회당의 적을 두었던 당원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사회당이란 이름과 깃발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은 참 아쉽다. 나에게 사회당은 참 의미 깊은 정당이다. 처음 장애인생활시설을 퇴소해 자립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맞닥뜨린 장애인운동, 그 속에서 처음 본 그들, 거리에서 전경들과의 격렬한 부딪힘 속에서 지칠 줄 모르고 함께 싸웠던 동지란 개념을 처음 알게 해준 그들이었다.

사회당원이 되어 처음 서울시의원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 당시 우리의 목표는 당선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꼴찌를 면하는 것 또한 아니었다.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존재가 없었던 장애인의 권리를 세상을 향해 외치고 드러내는 것이었다. 세상 속에서 유령처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못했던 장애인의 삶이 있었다.

사회당은 그런 장애인들의 삶을 당의 선거를 통해 세상에 알려내고 소통하려 했던 무모한 용기가 있었다. 나는 그런 용기가 좋았다. 그리고 그러한 용기 속에서 항상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불의한 권력에 거침없이 맞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지금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은커녕 지방선거 구의원조차 내지 못했던 사회당이었지만, 이념정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사회당이었지만 난 끝까지 사회당을 버릴 수 없었다. 사회당만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이제 진보신당 당원들과 함께 펼쳐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차별 당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 전쟁이 없는 평화를 추구하는 가치, 사회당과 진보신당 뿐 아니라 진보를 말하는 정당들이 추구하는 가치일 것이다.

이제 411총선이 코앞이다. MB정권에 의해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사람들의 삶을 어느 누가 회복시킬 수 있을까? MB정권과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잘못조차도 모른 채하며 한. 미 FTA로 서민들을 빈민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아름다고 평화로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살벌하고 긴장감 감도는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들려고 한다.

통합민주당인지 민주통합당인지 하는 당은 노무현정권을 등에 업고 MB정권과 새누리당의 실정을 심판하겠다고 큰 소리 치지만 현재까지 하는 꼴을 보니 정권심판은커녕 되려 심판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미 FTA추진의 시작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시작도 모두 그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공천과정에서 붉어진 불협화음과 옛 것(금권선거)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은 새누리당의 행태보다 더 못하다.

이름만 진보인 통합진보당은 어떤가? 지금의 활동보조서비스를 개판으로 시작하고 사회공공성을 담보해야할 사회서비스들을 바우처제도의 도입으로 자본시장화해 복지를 엉망으로 만든 유시민과 손잡고 진보를 논한다? 개가 웃을 일이다. 유시민 쪽 입장에선 진보고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그동안 진보 좌파의 형님이라고 자임했던 정당은 다만 우로 진보했을 뿐이다.

결국 진정한 진보좌파 정당은 사품진만 남았다. 짧지 않은 진통 끝에 사회당을 품은 진보신당, 3%도 안 되는 정당 지지율에 명망가들은 다 떠나버리고 뭘로 총선 할래?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른다. 이번 총선에 30여명의 국회의원 후보가 진보신당의 이름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의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유일한 무기는 바로 99%의 민중이다. 아니 99%의 민중을 포함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소외받고 차별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아니 싸우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한다. 더욱 신명나게 민중들과 함께 놀아야 한다. 우리 당의 놀이터는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는 3월26일 이후부터 시작되는 종각역 보신각광장에서 장애인들과 신나게 놀아야 하고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들어 전쟁놀이를 하려는 세력에 맞서서 강정마을 제주도민들과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또한 철거민과 노숙인이 거처하는 그곳에서 그들과 하나가 되어 놀아야 하고 한미 FTA가 축복인양 떠들어대는 고장 난 언론의 녹음기에 맞서, 공영방송을 부르짖으며 파업하는 기자들과 함께 올바로 국민들에게 알려 함께 대처방법을 찾는 놀이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놀이는 제 배만 부르면 다인 금융자본의 포악한 자본주의의 가면을 벗기는 놀이를 99%민중들과 함께 걸판지게 노는 것이다.

땅과 집이 결코 개인의 부를 쌓는 도구가 아니란 사실을 총선판 신나는 놀이를 통해 알려야 한다. 이렇듯 우리는 4.11총선을 재미있고 신나게 걸판지게 놀 수 있는 놀이판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4월11일 우리는 만민이 평등한 사회주의를 품은 사람들이라고 사회주의 정신을 품은 진보신당이라고 만천하에 공표하자.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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