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학교 성폭력사건 피해자들이 정부가 성폭력 등 시설 내 인권침해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커녕 덮기에만 급급한 땜방식 처방으로 일관해 자신들이 수년간 피해를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인화학교 성폭력피해자 8명은 20일 도가니소송지원변호인단을 통해 정부와 경찰청, 광주광역시청 및 광산구청, 시 교육청 등을 상대로 각각 3000만원의 피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이날 소장 제출에 앞서 도가니변호인단, 도가니대책위 등은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 국가상대 손해배상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부터 알려진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이 국가와 지자체, 교육청, 경찰청 등의 늦장 대응, 초동수사 미흡, 미온적 대처 등 잘못으로 인해 8명의 장애청소년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장시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며 “이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소송 제기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들은 “피해자들은 대인기피증, 우울증, 충동조절장애, 자살충동을 느끼는 등 성폭력과 상해의 충격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며 “이번 손해배상 청구의 취지는 단지 피해자들 개인의 손해보전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 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숙 도가니변호인단 대표 변호사는 ▲대한민국 정부는 특수교육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 ▲경찰은 초동수사 늦장대처 및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를 벌인 점 ▲광주시 및 광산구청, 시 교육청 등은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는 주무관청으로서 이를 해태한 위법 등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소송의 주요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소송의 원고는 8명, 피고는 정부와 지자체 등 5개 기관이지만 사실상 원고는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모든 장애인, 피고는 인권침해를 방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기관으로 봐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가니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들의 형사재판과 우석법인과 가해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이 진행 중에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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