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발표한 보육서비스 개선대책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복지부가 무책임한 보육정책으로 일관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보육현장전문가모임, 참보육실현을 위한 부모연합(준) 등 여성 보육관련 시민단체들은 22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책은 기존 정책을 되풀이할 뿐 보육현장의 문제를 일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계획 대신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하겠다는 것이나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한 민간보육교사의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고자 하는 그 어떤 의지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등 실망스러운 내용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대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단체들은 “국공립어린이집 대신 공공형 어린이집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보육현실을 너무나 모르는 정책”이라며 “민간어린이집에 국공립수준의 정부지원을 통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공형 어린이집은 현재 시범사업도 완료되지 않았으며 공공형의 모델이 된 서울형어린이집의 경우 지난해 전수조사를 통해 보조금 횡령 등 적발된 20개소의 인증을 취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육교사 처우개선이 보육서비스 질을 좌우함에도 불구, 정부의 이번 발표는 정당한 기본급 인상이 아닌 불안정한 수당 확대에 그쳤으며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계획도 없다”고 따졌다.

이어 “특별활동비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2012년 보육사업 안내 수정사항’중 특히 24개월 미만 영아에게 오후 시간에 특별활동을 하게 한 내용은 정부 스스로 마련한 12시간 운영을 위한 표준보육과정을 무시한 것이며 영아에게도 사교육 시장을 이용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라며 “결국 정부가 나서서 부모의 심리적,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상보육 확대도 특별활동에 대한 비용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현재 어린이집들은 무상보육 확대, 누리과정 도입 등으로 인한 보육현장의 혼란을 겪고 있다"며 "보육현실도 무시한 채 특정유형의 어린이집과 대화하고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등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은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해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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