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장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수급 불균형과 시설의 위생불량, 부당요금, 질 낮은 서비스 등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대책마련이 시급했던 장례시설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률안 제정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18일 공청회를 열고 장례용품의 가격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장례식장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제출키로 했다.

18일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 주최로 장례식장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마련을 위한 '장례식장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 공청회'가 개최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수는 약 24만명이며 이중 70%인 17만5천명 정도가 장례식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장례식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난 2001년도 전체인구의 7.9%인 377만명이었으나, 오는 2020년에는 전체인구의 15.1%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장례식장의 이용자수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례식장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총 579개소로 병원 장례식장이 466개소, 전문 장례식장이 113개소로 나타났으며, 2000년 이후 연 10∼20%의 양적 성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동안 장례식장이 사업자의 영세성과 종사자의 비전문성으로 인해 장례용품을 포함한 서비스의 불공정 거래가 관행화되다시피 해왔고, 이에 따른 법률 마련이 시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공청회를 거쳐 이번에 제안될 법률안에 따르면 시·도지사나 시·군·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은 관할 지역 내 장례식장에 대한 중장기 수급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매 2년마다 장례식장 영업에 대한 실태조사 후,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현재 묘지나 화장장, 납골시설 등의 장사시설은 의무적으로 중장기 수급 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으나 자유업으로 분류된 장례식장은 제외된 상태다.

또 지자체장은 지진, 폭우, 화재 등 대형 재난 등에 따른 사망자를 위한 시신 안치 시설을 장례식장에 마련해야 하며, 이 경우 장례식장에 소요 비용을 보조해야 한다.

이번에 준비중인 법률안에 상정되어 법제화 될 경우 장례식장의 위생과 서비스 질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장례식장 영업자가 수의 관 상복 영정 등 장례용품을 판매할 경우에도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장례용품의 품질 규격과 가격 등을 반드시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업자들의 횡포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청회에는 장례식장 관련 종사자와 병원에서 대거 참석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결국 정부가 법안을 마련해 지금처럼 횡행하고 있는 장례용품의 폭리를 규제하겠다는 취지다.
최재천 의원은 "법률 제정을 통해 정례식장 설치 및 운영 등에 있어 구체적인 규정을 명시함으로써 이용자는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시신의 위생적인 처리 및 유족의 건강보호, 부당한 요금 횡포 등을 시정하여 유족들이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를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는 장례식장의 선진국 사례와 장례식장 서비스 현황, 발전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도 개진됐다.

발제를 맡은 홍영균 변호사는 장례식장 서비스 발전방안으로 △다양하고 적극적인 서비스 마케팅 개발·제공 △장례식장 시장구조의 합리화 및 투명성 △장례식장 서비스 품질인증제도 도입 △적정한 장례식장 수급계획 수립 △장례식장 관리 운영상의 법적·제도적 보완 △인력의 전문성 및 동기부여 등을 제시했다.

또한 장례식장 전문인력제도, 즉 '장례지도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창원전문대 이덕진(장례지도과)교수는 "장례식장 등에서 근무하는 자에게 장례지도사 자격을 주는데 있어서 반드시 등급제가 실행되어야 한다"며 장례지도사 자격등급제를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문대학, 4년제 대학 관련학과 졸업자·대학원 관련학과 석사 학위소유자에게 소정의 시험을 거쳐 1급 자격증을 주고, 장례관련 실무경험이 있는 자로서 장례관련 비영리법인단체에서 인정한 민간자격증을 소지한 자와 장례지도사 양성기관 등에서 장례지도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자에게 소정의 시험을 거쳐 2급 자격증을 주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재천 의원은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연내에 장례식장 등에 관한 법률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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