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시설평가단이 주관한 사회복지시설평가 국제세미나가 지난 18일 한국사회복지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국제세미나는 ‘한․미 양국의 사회복지시설 평가체계현황과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미국 시설평가수행원인 비자야 박사(Vijaya Vinita ChannahSorah, Ph.D.)를 초청 ‘미국 보건복지부(DHHS) 평가체계현황’에 대한 발표를 들을 수 있어 양국의 사회복지시설평가를 대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비자야 박사의 발표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평가단 총괄위원장인 김통원 교수의 ‘한국 사회복지시설평가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한 발표도 함께 진행됐고, 지정토론에서는 정무성(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 황용규(한국아동복지연합회 회장), 김남식(서울복지재단 심사평가부장) 등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비자야 박사가 소개한 미국의 ‘로직모델(Logic Modeling) 정책’은 2004년부터 시행돼 선진국형 평가제도로 자리잡고 있다. 로직모델은 과정과 결과를 중시하던 전통적인 관리방식을 깨고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로직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사업 전 과정에 대한 흐름도(Flow-Diagram)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인데, 투입(Inputs) 과정(Processes) 실적(Outputs) 성과(Outcomes) 방식으로 추적해 외부 요인과 자정(Assumptions)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시설평가에만 급급한 한국의 평가제도의 현황과 발전방안을 놓고 발제자 김통원 교수 뿐만 아니라 토론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황용규 회장은 “하루 두끼먹는데 시설평가가 무슨 소용”이라며 “현재 국내 평가제도는 시설등급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조장하고 평가의 이해도마저 현저하게 떨어져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또 정무성 교수는 “비자야 박사가 제시하는 로직모델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가장먼저 정부의 지원이 변해야한다”며 지원 방식의 시스템 결여, 평가 전문 인력의 부족, 평가 지표가 되는 측정 데이터 부족 등으로 국내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평가단 총괄위원장인 김통원 교수는 국내 평가체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인정, 순차적인 변화와 평가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올바른 평가 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평가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는데, 현재 사회복지기관에서 종사하는 인력의 평균 급여 수준의 열악함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평가와 지역적 특성이나 복지기관의 기능과 역할 등을 고려하지 않고 행해지는 일괄적인 지표 평가는 하루속히 개선돼야할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로직모델과 같은 선진국형 평가 제도를 이끌어 낼수있는 가장 빠른 길은, 권리만 내세우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시행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구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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