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하순, 가수 하하와 타우의 신곡이 KBS방송심의를 통과 못하여 약속된 무대에 서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두 가수가 만든 음반 ‘Acoustic Tuning Time’의 타이틀곡인 ‘내 품이 좋다던 사람’의 가사 가운데 ‘벙어리’라는 노랫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언론에 의하면 해당 가수들은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시행과 인식개선 등으로 ‘벙어리’ 용어 사용은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벙어리’ 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언론의 경우는 보도나 기사 내용을 강조하기 위하여 ‘벙어리’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주 신문 기사만 보더라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는 민주당(파이넬셜뉴스, 2012.4.6)”,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건교투데이, 2012.4.6)”, “꿀 먹은 벙어리처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MK뉴스, 2012.4.6)”, “총리실 직원은 벙어리 냉가슴(아시아경제, 2012.4.4)”, “벙어리처럼 지냈던 시간(무비위크. 2012.4.3)” 등 기사의 제목이나 내용에서 ‘벙어리’라는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KBS 방송심의와 관련하여 가수 하하와 타우는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연히 당사자들이 장애인을 비하하려 의도적으로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수는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용어가 주는 차별적인 어감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장애인들이 차별받는다는 것을 생각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용어의 굴레에 갇혀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는 청각, 언어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국어사전에도 ‘벙어리’라는 용어는 ‘언어 장애인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벙어리’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언론기관도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얕잡아 볼 생각이 없다면 다시는 ‘벙어리’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벙어리’ 용어사용은 예를 든 언론만이 아니다.

노래가사에, 문학작품에, 네티즌의 글에서 아직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노래를 부름에 있어서, 시나 소설을 창작함에 있어서, 인터넷상에 글을 올림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고, 창작의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라 말할 수 없다.

자유를 빌미로 한 폭력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단체는 모니터를 강화하여 잘못된 용어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가슴 아파하거나 억울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다.

또한 언론인들은 물론 연예계 등 창작행위를 하는 이들이나 네티즌들이 ‘벙어리’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버젓이 사용한다면 장애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2년 4월 6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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