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정당공약 기조는 ‘복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후보들은 ‘지역개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총선 후보 386명이 제출한 5대 핵심공약 1182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개발 관련 공약이 53.6%로 절반을 넘어선 반면 각 당이 앞 다투어 내놓은 복지, 일자리 등 민생 관련 공약은 46.1%에 불과했다.

개발공약은 국책사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건립 등의 분야 공약(22.0%)이 가장 많았으며, 도로 관련 분야의 공약이 20.5%, 재개발 재건축 분야 11.3% 순으로 나타났다.

민생관련 공약은 복지 분야 공약 22.0%, 서민경제 분야 12.2%, 일자리 분야 11.8%였다.

지난 선거에 비해 재개발 재건축 분야 공약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에 반해 아직도 도로를 새로 만들고 확장하겠다는 도로관련 공약이 20.5%나 됐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도로 관련 공약이 28.7%(119개)로 가장 높고, 유치, 조성, 건립 관련 공약 25.1%(104개), 복지 관련 공약이 18.1%(75개) 순로 높았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유치, 조성, 건립 관련 공약이 24.3%(102개)로 가장 높고, 복지 관련 공약이 21.9%(92개), 도로 관련 공약이 21.0%(88개) 순이었다.

자유선진당은 복지 관련 공약이 15개로 가장 많았으며, 유치, 조성, 건립 관련 공약(11개), 서민경제 관련 공약(10개)이 뒤를 이었다.

통합진보당은 복지관련 공약이 26개로 가장 많았으며, 일자리 관련 공약이 24개, 서민경제 관련 공약이 19개 순으로 많았다.

진보신당은 일자리 관련 공약이 20개로 가장 많았으며, 복지 관련 공약이 18개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도로관련 공약을 가장 많이 제시하고 있으며, 민주통합당은 국책사업 유치, 산업단지조성, 건립 등의 공약을 가장 많이 제시해 양당 모두 복지, 일자리, 경제민주화의 공약 기조와는 많이 달랐다.

단,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보다 복지 공약을 더 많이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페스토 관계자는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은 각 정당이 주장하는 복지, 일자리, 경제민주화가 공약기조라는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라면서 “정당과 후보자 간 핵심공약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은 당선 이후 후보자 공약이 지켜질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도 반만 복지, 반만 일자리, 반만 경제민주화일 뿐 지난 18대 총선 공역과 마찬가지로 표를 얻기 쉬운 지역민원성 개발공약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매니페스토본부가 지난 1월 18대 국회의원 공약 중 보류폐기 291개를 분석한 결과 보류폐기 공약의 81.44%(237개)가 재건축 재개발, 국책사업 유치, 조성, 도로 관련 공약이었다.

즉, 지역민원성 개발공약이 표를 얻기 위한 대표적인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또 다시 표를 얻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교 분석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서는 도로와 관련된 공약이 가장 많았고,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유치, 조성, 건립 등과 관련한 공약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두 번째로 많았던 공약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유치, 조성, 건립 등과 관련한 공약이 19.5%이었던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복지 관련 공약이 23.0%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비수도권의 경우에도 두 번째로 많은 공약은 새누리당의 경우 도로 관련 공약이 24.6%이었으나 민주통합당은 복지 관련 공약이 20.6%로 나타나는 등 차이를 보였다.

16개 시도별로는 살펴보면 복지 공약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충남, 제주 등이었다. 이에 반해 국책사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건립 등의 공약이 많았던 지역은 인천, 대전,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등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공약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광주였고, 도로 관련 공약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였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뉴타운 광풍이 불었던 서울의 경우에는 재개발, 재건축 공약 중에는 뉴타운 개발공약 저지, 주민소통을 통한 재개발 등의 공약이 다수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4.11총선에서도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 공약이 사라지고 않는 이유는 선거공약을 ‘치적 쌓기’ 용으로 보거나 다음 선거를 위해 과도하게 눈에 띄는 ‘랜드마크’ 공약에 목매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러나 우리 국민과 유권자들은 선거공약을 정치인의 치적으로 보지 않으며, 더 이상 보기에만 화려한 랜드마크 공약에도 속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명확히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희망위원회 정당별 비교에서는 새누리당 후보 중 19.30%(66명)가 국토해양위원회를 희망상임위로 선택했으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13.74%(47명), 지식경제위원회 10.23%(35명) 순이었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13.8%(49명)가 보건복지위원회를 희망상임위로 꼽았으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13.52%(48명), 국토해양위원회 13.52%(48명)로 뒤를 이었다.

새누리당보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복지관련 정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선진당 후보들도 17.07%(7명)가 국토해양위원회 활동을 가장 많이 희망하고 있으나 통합진보당 후보들은 환경노동위원회를 18.92%(14명)이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헌법 46조에서 국회의원 청렴성을 기본 의무로 명시하고 있으나, 전당대회 돈 봉투 사태 등 청렴이 더욱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리특별위원회 활동을 희망하는 후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