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을 위한 각종 행사가 벌어졌던 20일 한 1급 중증장애여성이 오산역 휠체어리프트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날 오산역 2번 출구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던 이 여성은 공익요원의 도움을 받아 리프트에서 내리던 중 휠체어가 추락해 뇌진탕, 경추염좌, 다발성 타박상으로 3주 진단을 받았다.

휠체어가 내리는 바닥면이 고르지 못한 데다 언덕처럼 비스듬하게 올라와 있어 리프트가 바닥에 닿지 않아 리프트에서 내릴 때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으로 리프트를 발로 누르고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공익요원이 발로 리프트를 밟고 한손으로 휠체어를 밀어냈고 하반신마비와 편마비가 있는 이 여성장애인은 바닥 면에서 중심을 잃어 그대로 휠체어가 뒤로 넘어 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버렸다.

현재 이 여성장애인은 목뼈에 철심을 박은 상태로 떨어진 충격으로 인해 강직, 울렁거림 등을 호소하고 있다.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2001년 70대 장애인이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휠체어리프트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 이래로 오산IL센터를 비롯한 장애계는 지속적으로 안전에 문제가 있으므로 리프트를 제거하고 엘리베이터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오산역 측은 예산문제를 운운하며 장애인이 잘 안 다닌다는 등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장애인이 안 다니는 것이 아니라 2번출구 엘리베이터가 없으니까 멀고 힘들어도 돌아서 1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간과한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예산 때문에 행정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장애인의 안전과 생명을 좌우하는 문제를 경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전철역에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차별행위다. 묵과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장애인의 날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장애인의 이동권과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면서 생색내기 행사로만 일관하는 정부에 대해 지적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는 2002년 지하철 5호선 발산역, 2006년 인천 1호선 신연수역, 2008년 지하철 1호선 화서역, 2012년 1월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등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한편 코레일 측은 보험가입이 돼 있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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