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법적지위 확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자립생활이념의 정당한 위상을 획득하는 운동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햇다.

남 실장은 “정부는 자립생활을 명확히 인정하고 자립생활센터의 육성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수익경쟁구조로 점철된 활동보조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통해 센터들이 명맥을 잇게 하는 것이 정부가 하고 있는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립생활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 10여년, 이제 자립생활은 ‘대세’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그러나 탈시설화는 한번도 공식적 용어로 사용된 적이 없으며 실질적으로 자립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또한 활동지원제도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는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지원 또한 소극적인 채 10년 가까이 시범사업 형태로 제한적 지원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센터 역시 활동보조서비스 바우처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창출하고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로서 인정받는 등 자립생활운동이 왜곡된 형태로 확산돼 온 바 있다”고 밝혔다.

남병준 정책실장은 “자립생활은 기존의 재활 치료패러다임 및 시스템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을 의미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나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센터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자립생활이 자신의 정당한 위상을 획득하는 운동과 함께 가야 하며 활동보조를 비롯한 왜곡된 복지전달체계를 변화시키는 운동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실장은 “자립생활센터는 자립생활의 거대한 틀을 선도해야 한다”며 “자립생활센터의 미래를 현재의 복지와 복지전달체계 속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장애인복지 이념과 체계에 대한 전면적 전환운동 과정과 그 성과 속에서 기획하고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한편 그는 “전 장애영역을 포괄해야 한다는 미국식 자립생활모델이 마치 ‘교과서’처럼 제시돼 장애여성 등 특정유형에 특화된 자립생활센터를 부정하려는 논의들도 있었다”며 “자조모임 형태에서 출발해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 맞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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