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차료보조제도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과 법령마련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는 지난 1월26일 ‘주택법’을 개정해 ‘주택임차료보조제도’를 2013년 1월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임의사항으로 규정했다.

주택임차료보조제도는 저소득 임차인의 월 소득액 중 임차료 비중이 일정비율 이상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현금으로 보조해주는 주거비 지원제도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월30일 정책보고서 ‘미국의 주택임차료 보조제도와 시사점’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바우처제도는 미국 주택정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도시행을 위한 별도의 법률과 다수의 시행령을 갖추고 있다.

미국 주택바우처제도의 근거법률은 ‘1998년 양질의 주택 및 근로책임법’이다.

2012 회계연도의 주택바우처 예산은 192억달러(약 21조6천억원)로, 주무부서인 연방주택도시개발부 예산의 38.9%를 차지하며, 주택바우처의 수혜자는 약 220만 가구이다.

미국은 주택바우처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1970년대 약 10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주택바우처제도의 실효성을 다각도로 검토한 바 있다.

이 제도는 저소득층에 대한 실질적인 주거지원, 수급대상자의 주거선택기회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도시저소득층이 특정한 지역에 밀집되는 것을 방지하는 도시정책 상의 효과뿐만 아니라, 예산운용 측면에서 주택바우처제도가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에 비해 비용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주택바우처제도는 ▲충분한 예산이 마련되지 못해 수급 대기기간이 평균 26개월에 달하고 점 ▲잠재적 정책대상가구 700만 가구 중 실제 정책수혜를 받는 가구는 220만 가구로 수급률이 32%에 불과한 점 ▲저렴한 주택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는 우려와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주택바우처 지급을 위한 예산지출이 늘어나는 점 등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주택바우처제도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국내에서 주택임차료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 몇가지 사항들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지원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주택 저소득 가구 중 순수월세가구가 아닌 전세가구도 지원할 것인지 여부 등이 문제가 된다.

둘째,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한 채 임차료 보조 정책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지원을 일부 줄이고 임차료 보조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시범사업의 실시가 필수적이다.

셋째, 임차료 보조제도의 시행 이후, 예기치 못한 수급자 및 정책 참여자에 의해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각 지역별 전·월세 임대차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임차료 보조제도로 인한 주택가격 인상여부도 면밀히 검토해야한다.

다섯째, 주택임차료 보조제도 예산이 충분히 확보가 되지 않아, 정책수혜대상자의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전세자금대출제도 등 저소득층 주거지원제도와 임차료보조제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주택법'은 주택임차료를 보조받을 수 있는 무주택 임차인 가구의 대상기준, 지원금 수준, 시행절차 및 방법 등을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주택임차료 보조제도의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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