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방안>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정체성 확립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임금 창출을 위한 생산성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중증장애인들의 근로능력을 개발하고 알맞은 직종을 발굴하는 등 복지서비스의 기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유혜숙 안산1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유형재편은 궁극적으로 중증장애인의 고용이 취지였으나 결과적으로 중증장애인을 회피하는 결과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현장에서 생산성을 고려해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은 타시설로 보내고 싶어 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장애인은 붙잡아두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직업재활시설 장애인들이 주로 중증장애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장애인에 대한 직업적응훈련과 보호고용의 기회제공 또한 의미가 있다”며 “장애인의 노동자화, 생산성을 요구하는 유형개편은 복지의 관점에서 장애인의 치료, 작업, 보호를 동시에 제공하는 체계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 교수는 "현재 생산성과 임금을 중심으로 개편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직업적응 및 훈련기능 등 중증장애인의 잔존능력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기능이 다시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호작업장은 중증장애인 직업교육적 기능을 강화시켜 나가면서 치료적, 사회적, 심리적 서비스와 함께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 기능을 가지는 한편 근로사업장은 훈련적 기능보다는 임금수준이 향상된 보호고용이 실현되도록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정적 지원 및 판로확보 체계 구축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직업 훈련 등을 통한 중증장애인의 고용창출, 재활서비스 제공,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정부의 안정적인 지원이 기반돼야 한다.

그러나 현행 시설 운영비는 지자체 예산으로 돼 있어 지자체마다 지원되는 편차가 심각해 지역 장애인들의 직업재활 수요를 충분히 실현하기 어렵다.

양은심 길 직업재활센터 원장은 “장애인 직업재활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그에 소요되는 예산 마련이 절실하다”며 “사회적 불리와 장애를 겪는 소외계층인 장애인의 재활정책인 만큼 중앙정부가 국가적 책임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직업능력이 낮은 중증장애인에게 경쟁고용이나 보호고용을 통해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도모하는 직업재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직업재활시설들의 존립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 판로지원, 경영컨설팅, 우선구매제도 적용의 활성화, 각종 세제감면 등 지원이 필요하다.

신직수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사무국장은 “특히 우선구매특별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설을 위해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적용 대상인 장애인생산품생산시설 지정 시 시설 종사자도 비장애인으로 포함돼, 종사자와 비장애인 근로자가 합해서 30%를 초과할 경우 지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종사자를 근로장애인의 비율산정에서 제외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치며

장애인은 장애를 가진 순간부터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게 된다. 사회참여의 핵심인 고용은 고사하고 직업경험과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도 박탈당해 왔다.

장애인들에게 있어 직업은 생계유지 이상으로 사회참여와 독립성 획득의 의미를 가지며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적 참여의 부족과 더불어 비장애인 실업률 증가 등으로 일할 수 있는 잔존능력 및 잠재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고용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 왔다.

정부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복지성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사업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유형개편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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