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소액 다수의 정기 기부보다는 기업단위의 고액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최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소액 다수의 개인 기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 일회성 위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기부는 1998년 79억원에서 3.5배 늘어난 276억원으로 성장했으나 여전히 기업단위의 고액기부가 강세를 이루어지고 있는 것. 한사랑 캠페인이나 사랑의 자투리(기부 자동이체), 방송모금(ARS), 사랑의 계좌, IT모금(모아모아 사이트) 등 다양한 방법의 개인기부 형식은 개발됐으나, 개인기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9년 37%에서 2000년 21%, 2001년 23%, 2002년 22%, 2003년 20%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기업단위의 고액기부는 1999년 24%에서 2000년 56%로 대폭 상승곡선을 유지, 지난해에는 61%까지 차지했다. 그 외 사회기관과 종교단체도 전체 모금액의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기부금 연간 예산계획을 세워 두기 때문에 연말연시 또는 수재, 재난재해 등 일시적으로 기부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지만, 개인 기부는 연중 정기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모금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희망2004이웃돕기캠페인 결과에 따르면 개인기부 161억원(17%), 공공기관 52억원(5%), 사회단체 131억원(14%), 기업 605억원(64%)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 각종 기부금이 연말연시에 집중되는 현상은 79%에서 65%로 완화됐고,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세계공동모금회 45개 회원국별 개인기부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전체 모금액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기부율은 20%에 머물러 있어 세계 평균인 69.5%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의 경우 개인 기부율이 75%로 인구 1인당 기부액이 1만3천678원씩, 총 개인기부액은 3조원을 웃돈다. 일본 또한 개인기부액이 1천521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 관계자는 “기부도 마케팅 시대”라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기부자들의 욕구를 반영, 다양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 개발과 함께 모금단체 스스로 투명하고 깨끗한 회계관리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신고시설 등에 지원되는 규모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얼마나 기부했는지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사회복지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하 기자>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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