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질 제고 위해 교사 처우 개선 및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것입니다.” 제 27대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회장선거에서 70%의 지지율로 당선돼 지난 달 25일 취임한 김양수 회장(한빛맹학교 교장)은 “도가니 광풍으로 추락한 특수교육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취임 직전부터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등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다.

특히 그는 특수교육총연합회 첫 장애인당사자이자 최연소 회장으로서 젊은 패기와 당사자성을 강조했다. 장애인 관련 정책이 시혜와 동정에서 권리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장애인당사자로서 그가 특수교육계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과 기대가 크다.

취임소감과 포부

우선 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특수교육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수교육은 가려진 곳에서 가장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안전망입니다.

그러나 최근 도가니 사태로 인해 특수교육 전체가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내몰리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저는 특수교육인들의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한편 특수교육의 정체성을 사회에 제대로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장애아동의 당당한 자립생활 및 사회참여를 서포트하는 영역으로서 특수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특수교사의 위상 강화를 실현하기 위해 ‘할 말 하고 일하는’ 연합회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첫 장애인당사자 회장으로서 역할

회원 여러분들이 장애인당사자를 회장으로 선출하신 것은 정체된 특수교육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획기적인 변화에 대한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아울러 특수교육을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시혜적 차원의 교육을 넘어서 권리로서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과감히 드러낸 것입니다.

그동안 특수교육이 장애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영역임에도 불구, 특수교육인들은 그저 헌신하는 자세로 임했을 뿐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목소리를 내는 데 미숙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시각장애인 당사자이자 최연소 회장으로서 특수교육을 장애인 교육권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정립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장애계 내에 우리 연합회의 위상을 세워 장애인의 보다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기 위해 한 몸으로 움직이는 관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운영방침 및 중점사업은

우선 공익단체로서 투명성과 소통이 가장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회비를 내는 회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장 선거의 직선제를 관철시킨 바 있습니다.

 

앞으로 분기별로 뉴스레터(회보)를 발행해 연합회의 활동상황 및 재정을 회원들에게 보고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대내외적인 소통에 주력할 것입니다. 올 가을에는 특수교육인전진대회를 개최해 특수교사, 학부모 등 소통과 단합을 통해 특수교육 주체로서 자긍심 향상을 꾀할 것입니다.

특히 장애계 행사 및 회의 등 참석을 통해 장애계와의 소통의 기회를 넓힐 것입니다. 그동안 비장애인 회장 아래서는 장애계와의 소통이 미약했던 게 사실입니다.

 

장애인 교육이라는 핵심적인 분야를 담당하는 집단으로서 장애계 내에 위상을 높이고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소외된 아이들의 인생을 밝힌다는 신념과 비전 아래 평생을 묵묵히 헌신해 온 특수교사들의 처우개선이야말로 특수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수교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를 통해 시혜에서 권리의식으로, 통합교육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특수교육 트렌드에 특수교사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특수교사 법정정원 충원 및 처우개선 강조했는데

특수교사가 자긍심을 갖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특수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가장 바람직한 전략입니다.

그러나 현재 특수교사는 학생 4명당 1명 수준으로 돼 있는 법정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체 일반학교 충원률은 80%를 육박하는 데 비해 특수교사 충원률은 56.5%에 불과합니다.

1학급당 학생 6명이 배정돼야 하지만 많은 경우 한 학급당 12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특히 장애학생들은 장애로 인해 개별화교육, 교육편의 등이 제공돼야 하지만 이래서는 특수교육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습니다.

특수교사 부족으로 인해 과잉학급 문제, 특수교육기관 증설 난항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수교육이 질적으로 저하되고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애계 와의 협력 통해 법정정원부터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특수교사의 처우개선 또한 시급합니다. 우선 특수교원의 사기진작을 위한 교직수당을 현행 7만원에서 12만원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19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10만원까지 인상하는 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받은 바 있습니다.

특히 일반학교 특수학급 교사의 경우, 일반교육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장에서 특수교육의 위상을 세우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통합교육부 등 신설을 통해 특수학급 교사를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한편 최근 교육 전반에 걸쳐 학생들의 인권문제를 주장하는 경우는 많지만 교권상실에 대한 관심은 적습니다. 교사들의 위상이 살아있어야 제대로 된 교육이 나옵니다.

교사들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져 교사들이 학생들의 잘못을 수수방관하고 월급쟁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부모에게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특수교사 또한 학생들에게 구타 및 욕설을 당했다는 사례가 부기지수입니다.

연합회는 교권회복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특수학교 고문변호사제 운영, 수업 및 각종 교내외 활동에 있어 특수학교 안전공제 프로그램 운영,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교원침해 사례집 발행 및 특수교사사랑방 전화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일반교육 및 특수교육, 통합교육의 관계설정

우선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은 대상과 교육특성이 다른 만큼 주와 부의 관계가 아니라 각자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고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매개가 되는 영역이 바로 통합교육입니다. 궁극적으로 살아가야 할 모델 또한 통합적인 사회이므로 통합교육이 추구되고 확대돼야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입니다.

그러나 통합교육이 만능은 아닙니다.

 

시각·청각 및 지적·발달장애 등 교육적 중증장애학생들에게는 특수학교에서 특성화된 교육이 실시돼야 할 것입니다.

최근 현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통합교육했다가 중고등학교부터는 다시 특수학교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을 통해 장애학생들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퇴보시키는 현재의 통합교육은 실패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통합교육의 양적인 확대에도 불구, 장애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 게 문제입니다.

연합회는 장애학생들이 당당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학생정원 법정정원 수준 확보 및 의사결정기구 참여 등 문화적, 교육적 환경 구축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임기 중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장애학생의 경우 특수교육 이후 직업재활 및 평생교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이러한 체계가 취약한 실정입니다.

모든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교육을 마친 후 사회에 참여하고 자립하기를 바라지만 장애자녀 부모들은 평생 자녀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인력적, 비용적 낭비로서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저는 우선 특수교육을 마쳐도 직업을 갖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평생교육센터와 전환교육센터 설치를 임기 중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특수교사의 전문성 신장에도 주력할 것입니다. 특수교사들의 업무간소화를 위해 특수학교용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표준화하고 업무경감을 위한 보조인력 배치 등 추진할 것입니다.

장애영역별 맞춤연수를 실시하고 장애영역간, 지역간 교류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

한편 북한과의 특수교육 영역의 교류도 추진할 생각입니다.

북한에는 13개의 특수학교가 있으며 대부분 시각·청각 장애학교입니다. 특수교육이 우리보다 30년이나 뒤쳐져 있습니다.

북한특수학교와의 자매결연 등을 통해 통일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위상 선점할 것입니다.

특수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장애인문제에 있어 비장애인과 장애인당사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입장을 제대로 헤아리기 어려운 것입니다.

특수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부 특수교육과장, 국립특수교육원장 등 특수교육정책을 주도하는 주요기관의 장이 장애인 당사자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특수교육 관련 직책은 일개 출세를 위해 거쳐 가는 자리로 전락할 우려가 많습니다.

특수교육계에도 당사자주의가 확립돼야 할 시점입니다.

특수교육 관계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교육은 모든 사회활동의 근간이며 개인발전의 원동력입니다.

특수교육이 제대로 실천돼야 장애학생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과 사회참여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연합회는 특수교사, 학부모 등 특수교육의 주체들이 자긍심을 갖고 특수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미비한 시스템을 갖추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특수교육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낼 때에만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찾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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