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e-스포츠에 출전한 전영진 학생은 2일 오전 11시20분에서 12시 사이 고양종합운동장 육상보조경기장에서 친구와 화장실에 간 후 실종됐다가 7일  새벽 2시40분 경 서초구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대합실에서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발견됐다.

전영진 학생이 소속된 강진덕수학교팀은 육상 8명, e스포츠 1명의 지적장애 선수가 출전했으나 이들을 보호할 인솔교사는 고작 2명에 불과했다. 

실종 당시인 2일 오전 인솔교사들은 육상경기를 진행 중이었고 전영진 학생은 같은 지적장애 친구와 화장실을 가야할 정도로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

특히 특수학교의 경우, 가족 등 보호자가 대회에 동행해 보호를 맡을 여건이 안 되는 학생이 많은데다 인솔교사 배치 또한 학교 및 시도사정에 따라 들쑥날쑥한 실정이다.

전영진 학생은 예전에도 종목별 대회에 나왔다가 이탈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적장애관련단체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지적장애학생 1200여명이 참가하는 행사였음에도 불구, 인솔교사 외에 이들 학생들에 대한 보호체계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전국 단위 행사에서 이처럼 공개적인 실종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지적장애 학생들이 이탈한 경우는 있었어도 실종에까지 이른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총체적인 선수 보호체계 마련에 대한 필요성과 경각심을 일깨워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 아이디카드에 인솔자와 관계기관 연락처를 기입토록 할 것이며 특히 이탈성향이 있는 선수를 미리 파악해 가족, 인솔교사 등이 1대1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법상 실종 예방을 위한 규정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종아동등의보호및지원에관한법’은 실종아동등의 발생을 예방하고 조속한 발견과 복귀를 도모하며 복귀 후의 사회 적응을 지원함으로써 실종아동등과 가정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실종아동발견등의 신고발견을 위한 정보시스템의 구축운영, 유전자검사의 실시 등 실종사건 발생 이후 조기발견을 위한 조치들만 나열돼 있을 뿐 예방을 위한 대책은 찾기 어렵다.

한 장애계 인사는 “지적장애인들은 지적능력 및 인지능력이 영유아 또는 아동과 같은 수준이어서 항상 돌봄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이 아니라 관련법상 실종발생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지적장애인들이 대규모로 참가하는 대회의 경우, 실종사건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회 주최 측, 또는 경우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보호의 책임을 갖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의 실종 신고 건수는 2006년 6872건, 2007년 7239건, 2008년 4864건, 2009년 5564건, 2010년 6699건이었으며 이중 실종된 뒤 찾지 못한 경우가 325건으로 집계됐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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