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보험차별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조형석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기획조사팀장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보험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장애인 보험차별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기 위한 ‘장애인 보험차별에 관한 가이드라인(초안)’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초안)은 지난 해 5월부터 12월까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연구용역과 금융감독원, 한국소비자원, 민간보험회사 20개사 등 관련기관 공청회 등을 거쳐 마련됐다.

앞으로 이 가이드라인은 인권위 내부절차를 거쳐 6월경 공식 발표되며 인권위의 장애인 보험차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조형석 팀장은 이날 “장애인들도 보험을 통한 안전망이 필요함에도 보험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회사들은 장애인과의 보험계약 체결을 거부하거나 중도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외국의 경우, 위험률이 높은 장애인이라도 획일적으로 보험가입 자체를 금지시키지 않고 인수조건을 다양화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보험업법 등 관련법상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보험 실무상 어떤 경우가 정당한 이유인지 기준이 없어 장애인에 대한 보험차별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정당한 사유와 차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보험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초안)은 가이드라인의 의의, 적용범위, 정의, 차별의 입증책임과 합리적 근거, 인수단계의 차별, 보험계약 유지와 차별, 보험차별을 당한 경우의 구제절차 등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가이드라인은 하나의 장애 및 복합적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적용되며 과거에 장애를 가졌거나 미래에 가질 수 있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 적용대상인 보험사는 민간보험을 대상으로 하고 보험 성격의 공제 또한 포함하며 장차법 제정 이후 개시한 보험상품 뿐 아니라 그 전의 보험상품도 대상으로 한다.

보험차별은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상담 또는 심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절차 및 의사소통편의 등 제공하지 않는 것 ▲인수절차상 장애인 개인이 확보하기 어려운 자료를 요구하거나 수치스러운 정보를 요구하는 것 ▲장애인등록상의 등급이 높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험인수를 거절하는 것 ▲막연한 편견, 부정확한 추측만으로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것 등이다.

또한 보험청약에 대한 승낙을 거절하는 것, 보험조건을 가증하거나 보험료를 할증하는 것, 보장내용을 감축하는 것,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하는 것,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낮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 등도 차별에 해당한다.

이러한 차별이 정당한 사유가 되기 위해 법률의 규정, 검증된 통계자료, 의학적 과학적 근거 등을 통해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보험사의 자체적인 인수기준 또한 정당한 사유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인수기준은 보험통계, 의학적 통계 및 소견 등에 근거해야 하며 타사 또는 외국의 인수기준을 도입, 사용하는 경우 그 기준의 합리성 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보험차별을 당한 경우 구제절차로는 인권위 권고, 법무부 시정명령, 금융위원회 및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법원의 구제조치 등이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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