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성 인권
가정폭력 피해자의 가해자 살인사건, 정당방위 인정해야현재의 침해 등 요건 앞서 가정폭력 및 피해자 특성 반영
박영신 기자 | 승인 2012.05.16 17:57

가졍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살인사건을 정당방위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일고 있다.


16일 국가인권위에서 열린 ‘인권과 정의의 관점에서 본 가정폭력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토론회에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참석자들은 "가정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살해는 폭력의 종식을 위한 최후의 저항"이라며 "정당방위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중 교수는 이 날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의 상황은 신체, 의사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침해당하는 ‘반인권적 노예상황’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피해자는 가정폭력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환경 속에서 저항하는 데 한계를 겪게 되고 점차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은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에 대해 ‘현재의 침해’와 ‘상당한 이유’등 요건을 들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 경우 가정폭력 피해자의 특수성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재판부는 정당방위의 성립요건으로 ▲위법한 공격이 직접 임박한 상태에서만 인정(침해의 현재성)한다 ▲가정폭력 피해가 남편의 생명을 침해할 만큼의 ‘상당한 이유’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등 이유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가해자 살인사건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무기징역 등 중형에 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 피의자의 상태를 심신미약으로 보아 집행유예를 선고한 예는 종종 있어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구타와 학대를 해왔더라도 막상 여성이 남성을 침해할 시점에는 남성이 공격행위를 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제돼 왔다”며 “이때 꼭 고려해야 하는 점은 피학대 여성의 특수한 심리상태로서 오랫동안 신체적 폭행 등 학대를 경험한 여성은 가해자가 쉬고 있는 경우라도 자신이 반격을 가하지 않으면 곧 가해자의 구타와 학대가 재계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1970년대 들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육체적 크기나 힘에 있어 열세에 있기에 학대와 구타를 당하는 동시에 반격을 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장시간 심각한 폭력의 결과로 나타난 심리적 상태는 항상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기존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던 판례추세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사법기관도 대상자에 대한 정확한 감정이 필수적”이라며 “전문심리위원의 활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죽이냐', '경찰에 도움을 청하지', '차라리 이혼을 하지' 등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그렇다면 과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다른 대안을 생각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가정폭력 관련 제도가 잘 완비돼 있는가”며 “그동안 가정폭력 신고에 대해 응급조치와 임시조치를 신청하는 건수도 높지 않았으며 기소되는 비율보다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국가에 도움을 청하더라도 제대로 된 조치나 법적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리며 어느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절망감에서 행한 선택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법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며 관련법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영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구로구 경인로20나길 30 이좋은집 515호  |  대표전화 : 02-847-8422    
등록번호 : 서울 다 05179  |  등록일 : 1996. 12. 10  |  발행·편집인 : 김종래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시훈
Copyright © 2024 복지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