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조례안이 오히려 장애인 이동권을 침해한다며 장애인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강원도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7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춘천시는 특별교통수단의 도입 문제를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이동권보장이나 복지증진이 목적이 아닌, 민간단체에 사업권을 위탁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이 조례안을 당장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춘천시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및 이동지원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춘천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 조례안’을 5일부터 22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춘천시장은 장애인의 이동지원을 위해 '휠체어 탑승설비 등을 장착한 차량'(특별교통수단) 이용자의 이동에 관한 정보제공과 상담서비스 연계를 위해 이동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지방공기업,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특별교통수단의 요금은 택시요금의 1/2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강원장차연은 이 조례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에 대한 전반적 계획과 조례를 세우지 않고, 특별교통수단운영 조례로 추진되는 점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시장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서 정한 계획수립의 의무가 있다”며 “특별교통수단의 운영은 그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별교통수단과 저상버스 도입, 보행환경 개선, 이동편의시설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하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에 관한 전반적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장차연은 “실제 조례안의 핵심내용이 위탁운영으로 이동지원센터 민간위탁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이동지원센터가 장애인의 이동지원을 위한 기구가 아닌 사업권을 둘러싼 다툼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택시요금의 1/2 수준의 특별교통수단 요금은 장애인의 이동지원이라는 목적을 상실한 비싼 요금”이라며 “특히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특별교통수단은 대중교통에 준하는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교통수단 요금과 관련해 타 지역 조례의 경우 경상남도 거창군 김해시 마산시 밀양시 사천시 양산시 등에서는 '버스의 2배 이내'로 규정하고 있고, 경기도 동두천시 안산시 오산시 등은 '대중교통의 2배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강원도 원주시 등의 경우에는 '일반택시 요금의 30%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강원장차연은 이날 ▲특별교통수단 조례 즉각 폐기할 것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계획을 수립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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