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3일 새벽 5시 50분, 건대입구역 1번출구 지하철 계단이 철거됐다. 철거 과정에서 저항하던 노점상인들은 고엽제 철거반원들의 폭력으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은 '한림타워'라는 주상복합상가로 연결된 계단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림타워 공사와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인도 폭이 6미터에서 2.7미터로 현저하게 줄었고 늘어난 차도는 한림타워 주차장 출입을 위한 도로로 탈바꿈했다. 이로 인해 이곳 노점상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28일 건대입구역 1번출구 한림타워 앞에서 전국노점상총연합와 광진성동지역연합회 주최로 '보행권 확보와 빈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대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성동지구구당 최창준 위원장은 "노점상들의 생존권 문제도 있지만, 이 사건은 서울 시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봐도 한 재벌의 이익을 위해 많은 광진구 시민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서초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윤 모씨(49세)는 "이번 사태로 인해 서울시 다른 지역에까지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장사도 포기하고 이렇게 모였다"고 밝혔다. 또 윤 씨는 "실업자들은 조그만 구멍가게 차릴 퇴직금이라도 있지만 노점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먹고 살 길이 막막하고 절박한 사람들"이라며 “노점을 해서라도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구청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1차 집회 후 가두행진을 앞두고, 한림타워 측이 면담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분노한 시위자들은 한림타워로 진입하려했고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의 거친 몸싸움이 있었다. 이들은 "도시빈민 탄압하는 광진구청 박살내자"라며 가두행진을 감행했다.

광진구청은 2004년 구민들과 노점상인들, 또 시민사회단체들의 비난으로 계단철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림타워 분양과 준공허가를 위해 구청은 약속을 뒤집었다. 이로인해 광진구청의 비리 의혹은 증폭됐고 많은 구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하루 8만명에 가까운 유동인구가 건대입구역을 이용하는데 시민의 편의를 나몰라라하고 구민들과의 약속까지 어기면서 재벌에 특혜를 주는 광진구청 측의 억지행정은 너무도 많은 서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구윤정 기자 kido99@bokjinews.com

구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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