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자립생활 확산과 지역사회로의 참여·통합을 위해 기존 사회지원체계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새로운 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지원법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세미나가 개최됐다.<사진 최경훈 기자>

31일 한국장애인인권포럼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그리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는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장애인자립생활지원법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은 "장애인들에게 보호막이 되어 주어야 할 '장애인복지법'에서 조차도 장애인들을 격리 수용시키고 있어, 산속이나 오지의 생활시설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장애인이 있기도 하다"며 "그간의 정책을 살펴보면 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선진국의 법과 제도를 복사해 도입하는 시늉정도의 수준에서 장애인 복지가 이루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는 법을 제정해 놓고도 시행하지 않는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아무런 제재 조치도 가해지지 않았고, 장애인들도 문제에 대한 책임자들을 추궁할 생각이나 조치를 취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 중증장애인들의 복지와 인권, 권리 측면에서 자립생활만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장애인이 주체가 아닌 서비스 대상으로만 간주되어 온 장애인복지법을 평가하고 장애인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인 제도화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세미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최경훈 기자>.

한편, '이동권연대'의 투쟁 방식과 그 성과물의 제도화 방식이 우리나라 장애 운동의 전형으로 비쳐지면서 최근 '법만들기'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었다.

대구DPI 윤삼호 정책부장은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하 이동권연대) 이후, 한국 장애운동은 비약적인 '법만들기' 풍조가 발전하고 있다"며 "물론 법과 제도를 통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려는 시도를 탓하진 않겠지만 운동 진영이 온통 법 제정을 위한 연대 기구에 중첩적으로 결합하고 있어 운동의 본질이 전도된 느낌마저 들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하여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대책위원회'는 장애인연금법을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인통합고용법을, '한국정신지체애호협회'는 정신지체인복지법을, '장애인체육진흥법제정추진연대는 장애인체육진흥법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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