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이노이주립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지혜 씨는 2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2 장애학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세미나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장애학연구회 주최로 마련됐다.

이 날 전지혜 씨는 "복지라는 말 자체가 장애인을 대상화하며 시혜적인 관점을 담고 있다"며 "현행 우리나라 정책은 장애인의 삶의 전반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소관의 서비스 위주로 복지와 의료적인 차원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장애학은 장애를 개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장애를 규정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에 주목하는 학문이며 다양하고 포괄적인 의미의 인간학"이라며 "장애학의 사회과학적 접근으로서 장애정책은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복지시책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삶을 위한 모든 제도를 만들 때 장애인 등 다양한 인간들의 필요를 처음부터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씨는 "예를 들어 화장실을 만들 때 처음부터 아예 장애인, 영유아 동반이용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넓은 칸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책입안자들이 장애인 정책을 깔기 위해 별도의 예산 들어갈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를 넘어 모든 부처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 뿐 아니라 모든 정책 수립 시, 장애인지적 가이드라인을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 또한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