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아동 장애인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진술조력인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7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성폭력피해 아동 장애인 진술조력인 제도 입법공청회'를 열고 진술조력인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올 12월 국회통과를 목표로 7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내년 한해 조력인 양성 등을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2014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진술조력인은 형사사법절차에서 아동과 장애인과 같이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보조하는 사람으로서, 조사과정과 공판절차에 참여해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보조하며 2차피해를 방지하고 형사사법기관의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정혜 고려대 법학연구원 연구원은 ▲수사 재판 과정에서 의사진술 및 인지능력이 미약한 아동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을 적절히 이끌어내고 수사재판기관이 피해자의 진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담함에 있어 아동 장애인 피해자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며 ▲형사 절차에서 아동 장애인이 비장애 성인과 같은 수준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신뢰관계인은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의사소통적 문제를 보조하는 경우는 드물며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형사사법기관에 제공할 수도 없는 등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올해 3월 도입된 법률조력인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법적조언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법적 지원을 포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등 행정규칙 수준에 머물러 있는 피해자의 보조인제도를 활성화시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에 대한 실제적인 보조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 형사절차를 정하는 형사소송법에 진술조력인 근거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아동 장애인에 대해 우선 적용한다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의사소통에 가장 취약한 집단인 아동 장애인에 우선적인 도입을 위해 성폭력특례법에 근거규정을 두고 적용대상을 점차 확대하는 것이 시행착오가 없는 제도정착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 때 지정절차, 진술조력인의 자격, 역할 및 의무 등이 신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진술조력인이 있다면 아동 장애인 등에 적합한 의사소통 방식 도입에 따라 진술 혼란을 방지할 수 있고 조사 및 신문 시간의 단축을 꾀할 수 있으며 조사 신문 과정에서 질문자와 진술조력인이 질문의 내용과 방법 등을 협의함으로써 2차피해를 유발하는 질문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수사 사법기관의 성폭력피해 아동 장애인의 특성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보다 정당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 사법정의 실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될 법안내용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진술조력인 양성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진술조력인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진술조력인 제도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진술조력인은 성폭력피해자의 법정대리인 또는 변호인 등의 신청에 따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지정하며 지정받은 진술조력인은 피해자에 대한 수사과정, 공판준비절차 및 신문절차에 참여할 권한을 가진다.

이들은 공판준비절차에서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의 내용 및 방식에 관해 필요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신문절차에서는 수사기관과 피해자의 의사소통을 중개하거나 보조한다.

진술조력인의 자격은 아동 및 장애인과 의사소통능력을 갖춰야 하고 성폭력 범죄와 피해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들은 피해자와 수사․재판기관 사이의 중립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