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입법예고한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지원법’ 시행령이 현행 장애인주거복지에 비해 오히려 퇴보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고령자 등의 특성을 반영한 주거지원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장애인 및 고령자의 주거생활에 있어 장애요소를 제거하고 그 제약을 줄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등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제정됐다.

국토부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주거약자법’ 시행에 앞서 ▲주거약자에 대한 주거실태조사의 조사항목, ▲주기 및 절차 등 시행에 필요한 사항 ▲편의시설 설치기준 ▲의무적으로 건설하여야 하는 건설임대주택 유형 및 의무건설 비율 등 세부항목을 규정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지난 4월26일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8일 성명을 내고 “이번 제정안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거 정책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일부 규정은 오히려 현 정책보다도 퇴보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법취지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법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총에 따르면 주거약자용 주택의 의무건설 비율(수도권) 100분의 5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장애인·고령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 공급비율 8%보다 낮은 수준이므로 10%(수도권 외 지역 5%)로 상향해야 한다.

국민 주거실태 파악 및 주거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수립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최저주거기준은 일반가구 및 비장애인의 거주공간을 기준한 것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 주거약자의 특성을 반영한 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주거약자 최저주거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편의시설을 적용주택별, 장애유형별 적용대상에 따라 설치 항목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어 상당한 혼선이 예상되며, 대부분의 편의시설을 임대사업자가 선택, 설치하도록 하고 있어 실효성이 미흡하므로 편의시설 설치 적용주택을 주택개조비용을 지원받아 개조한 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거약자용 주택으로 하고 모든 장애유형에 적합한 편의시설을 공통으로 설치해 향후 입주자 변동에 따른 추가 보수공사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 주거실태조사항목에 주택법상 규정돼 있는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의 현황’을 포함해야 하며 장애인특성을 반영한 조사를 위해 '편의시설 현황' 또한 반영돼야 한다.

장총은 “장애인 주거복지의 핵심은 사회활동 및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주거정책이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공급위주의 주택정책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장애인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걸림돌이 돼 왔던 만큼 이 법의 시행을 통해 장애인특성을 반영한 주거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