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한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강제입원시키고 가혹행위를 하는 등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관련단체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지난 5월29일 환자들을 수시로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정읍의 병원 보호사 김모(32) 씨 등 병원 관계자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병원 쪽이 환자를 강제 입원시키는 등 인권을 침해해 환자 3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2명은 자살했고 1명은 격리실에서 의문사했다.

전직 유도선수 출신 보호사 김 씨는 지난해 11월 강제 입원한 A(55) 씨가 입원을 거부하자 의자로 내리쳐 늑골 5개를 부러뜨리는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인격장애가 있는 B(14) 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때리고 다른 환자에게 그를 때리도록 하는 등 가혹행위도 저지른 혐의다.

아울러 이 병원은 층마다 폐쇄회로가 설치되지 않은 격리실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주로 환자들을 폭행했으며 폭행당한 환자가 스스로 다친 것처럼 간호일지를 꾸미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환자들의 전화통화 내용을 보호사가 옆에서 감청했고 서신은 행정실에서 개봉해 내용을 확인한 뒤 발송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한국정신장애연대는 8일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신의료기관의 강제입원이 일반화돼 있고 시설장 및 종사자 등은 실제적인 모니터링체계가 없는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자들을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다”며 “정신장애인 본인은 인권침해를 당해도 스스로를 법적으로 보호하기에 너무 취약한 위치에 있어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신원미상으로 정신의료기관 등에 강제입원된 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는 가족들의 동의 아래 환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입원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보건복지부는 신원미상 및 강제입원 환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대책을 즉각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연대는 “정신의료기관에서 보장돼야 할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의 환자의 권리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 배포하고 교육해야 하며 이것이 지켜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원과정에서 지켜야 할 환자의 권리에 대해 가족과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처럼 종사자에 의한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사 등 종사자의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이들에게 환자의 권리에 대한 교육을 상시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해도 시설 측의 감청 및 편지확인 등에 따라 외부로 전달이 되지 못해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요양시설 등에 격리된 정신장애인의 인권보호와 법적인 조력을 위한 기구를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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