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견우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나눔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 교수는 “기부·나눔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산·발전을 가속화하고 관심을 실현으로 바꿀 수 있는 법·제도적 지원과 체계적 관리시스템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괄적인 나눔의 정의를 통해 현행법 규정들이 다양한 나눔의 형태를 통합적으로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는 법체계 구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혼재돼 사용되고 있는 ‘나눔’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포괄적인 정의와 분류체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유산기부와 함께 등장하고 있는 계획기부, 즉 기부자조언기금, 기부신탁, 기부연금 등에 대한 인식 변화 및 확산은 급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법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부·나눔에 관해 대상별·목적별·부처별로 산재돼 규율하고 있는 현행 개별 법률들이 상호 충돌하는 점을 지양하고 상호조정하면서 나눔이라는 큰 틀 속에서 ‘나눔의 철학’이 담긴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코트 콜빈 RLM Finsbury 이사는 ‘영국 유산기부 캠페인’을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나눔문화 확산 캠페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보다는 민간부분이 독립된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캠페인 진행을 가속화 시키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잘 알려진 인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연금 수급자 같이 유언장을 만들 용의가 있는 시민들을 우선순위 대상으로 하며, 유산기부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정보물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양용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국 나눔정책 비교 고찰 및 정책 제언’ 주제 강연에서 “기부정책을 법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선진국의 기부정책은 법과 조례에 명시돼 있으며, 기부금 모집행위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세제혜택은 국세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기부금 모집법의 목적과 내용에 기부자의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자 중심의 구체적인 조항 명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숙한 기부문화와 모금활동을 위한 민간차원의 모금윤리헌장 제정과 같은 자율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형 계획기부 모델 도입을 주장했다.

오 교수는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노후자금이 부동산이나 현금으로 보유되는 것은 자본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계획기부 상품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개인자본을 사회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회정책적인 제도도 필요하며, 다양한 계획기부상품 중 기부자 조언기금 또는 기부신탁 제도 도입이 적절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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