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임명 당시 무자격논란에 휩싸였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에 대해 관련단체들이 또다시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 반대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11일, 오는 7월20일로 3년의 임기가 만료되는 현병철 현 국가인권위원장을 차기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연임 내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4일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현 위원장 연임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같은 날 광주의 인권단체들 또한 기자회견를 벌인 이후 19일부터 1인시위에 돌입했다.
또 부산지역의 경우 18일부터 1인시위를 벌였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19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위원장 연임을 필사적으로 막아낼 것을 결의했다.
현병철 위원장은 지난 3월 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회의 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이 때 국회가 청문회를 열지 않는다고 해도 청와대 요청 이후 한달이면 자동적으로 임명되므로 본인의 사퇴나 청와대의 내정철회가 없으면 연임을 철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셈이다.
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위원장 임기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현병철 위원장은 임기 동안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등 관련단체들은 청문회 이전까지 여론을 통해 청와대와 현병철 위원장을 압박해 연임을 철회케 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전장연은 “MB정권의 하수인인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또다시 연임시키는 것은 인권위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며 “MB정권의 사적인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로서 인권위를 지속시켜 인권위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고 국민들의 인권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들 단체는 “MB정권의 인권죽이기 첨병으로 나선 현병철은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해 "독재라도 할 수 없다"는 반인권적인 말을 남기고 의견제출을 막았고 MB정권의 민간인 사찰 사건과 한진중공업에 대항한 고공농성 등 중대사안에 대해 모두 부결시켰다”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기구인 인권위는 현병철 퇴진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키고 공권력을 동원했다”며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마지막 보루인 인권위가 현병철 체제에 들어와 오히려 장애인을 탄압하고 차별과 폭력을 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들은 “장애인운동의 이름으로 현병철 연임을 막아내고 인권위가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에 앞서 공동행동은 18일 현병철 위원장이 연임하면 안 되는 40가지 이유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병철 위원장 체제 아래 인권위는 용산철거민 사망사건,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 코레일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조치 등 정부나 대기업이 저지른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 및 정책권고를 부결시켜 면죄부를 줬다.
특히 FTA집회와 반값등록금 집회에 대한 경찰진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조사 및 의견표명을 하지 않았으며 청소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관련 정책 및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북한에 대한 조사권한이 없음에도 북한인권침해센터를 설치하고 북한관련 국제행사를 개최했으며 3년 연속 인권상을 북한인권단체 등에 수여하는 등 북한인권문제를 치적을 위한 사안으로 전락시켰다.
한편 인권위원장 권한을 강화하고 상임위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등 비민주적 운영으로 유남영 문경란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 인권위원을 사퇴케 했으며 비공개안건 등 조직운영의 붎투명성을 확대시켰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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