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자가 복지시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버젓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감사원은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1월 병무청을 대상으로 2007∼2011년 병역처분 과정을 집중감사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성폭력 등 범죄를 저질러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12명이 아동·영유아·장애인·노인 시설에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9월 특수강간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A씨는 2010년 7월부터 전북의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정신질환자시설로 재배치됐다.

또 2009년 12월 집단흉기상해로 보충역 처분을 받은 B씨 또한 2011년 12월 충남의 정신요양시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됐다.

현행 병역법은 6개월 이상 1년6개월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보충역으로 판정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게 하고 있으며 근무장소는 지방병무청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병무청 훈령에는 지방병무청이 수형자들의 복무기관 선정 시 복지시설 등을 피하도록 하고 있으며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등 성범죄 관련법에서도 성범죄자의 경우 장애인 아동 등 복지시설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병무청이 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마땅히 다른 복무기관이 없거나 본인선택이라는 이유로 아동·장애인 등 복지시설에 버젓이 공익요원으로 복무하게 한 경우가 많았다”며 “수형자들의 아동·장애인·노인 복지시설 등의 근무로 인해 이곳에서 생활하거나 교육받는 아동, 장애인, 노인 등이 예상치 못한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형으로 보충역 처분을 받은 이들의 소집시기에 복지시설 외에 마땅한 기관이 없다면 소집을 보류해 차후 소집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복지기관에 복무할 이에 대한 자질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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