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지적장애인 21명을 입양한 장 모씨가 장애인들의 시체유기, 부정수급, 학대 등을 벌인 사건으로 지난 6월3일 한 방송국 보도를 통해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장 씨에게 입양된 지적장애인 중 2명은 원주와 충주의 병원 영안실에 각각 10년, 12년째 장례도 치러지지 않고 사망신고도 되지 않은 채 유기돼 있었으며 사망 사유는 아사로 밝혀졌다.

사망한 두 사람을 제외한 19명 중 4명은 장 씨와 동거하고 있었지만 머리카락을 모두 밀린 채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노동에 동원되는 등 장 씨로부터의 비인간적인 대우와 폭력적 상황에 노출돼 있었다.

이들 4명 중 1명은 주민등록상 3개의 이름으로 등록돼 3중으로 부정수급을 받고 있었으며 함께 살고 있지 않는 나머지 13명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로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정이 이러한데도 원주시는 “전화를 받지 않아 만날 수 없다”, “무단가택침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실질적인 조사를 회피했고 경찰 또한 이곳이 미신고시설이 아닌 가족으로서, 현재 폭력이 행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등 단체는 29일 “장 씨로부터 안전을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들이 비리와 폭력적 상황에 노출돼 왔다”며 “온정주의로 가장한 폭력은 선의가 될 수 없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이 폭력이 합리화 돼서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상황이 이런대도 원주시와 경찰은 합법적 방법과 절차 운운하며 구체적인 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다”며 “시민복지 주장하는 시가 과연 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것인가 의문스럽다”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원주시와 경찰은 인권침해에 대해 권리옹호자로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책임을 다해 이 사건에 대응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시는 민관공동대책반을 구성해 장애인 4명에 대한 적극적 안전조치 및 지원방안을 강구, 자립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경·검찰은 인권침해를 저지른 장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하며, 장애인 13명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며 “시와 경·검찰은 입양된 21명의 입양 취소 및 무효화를 통해 이들이 장 씨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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