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임대아파트에 보육시설 미비로 인해 대규모 보육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19일 정책간담회를 열고 “임대아파트 내 거대한 보육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관련 부처들은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학영 의원에 따르면 특히 임대지구와 보금자리지구의 경우 젊은 부부들이 많아 영유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기준이 실제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가정어린이집조차 임차인의 재임대가 안 되고 평수도 작은 특성 때문에 개소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거대한 보육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 날 경기가족여성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6000세대가 입주해 있는 수원의 호매실지구의 경우, 영유아수가 2099명이지만 단지 내 어린이집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439명(20.9%)에 불과하다.

때문에 무려 1500명가량의 영유아들이 시설보육에서 소외되며 대규모 보육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1473세대가 입주해 있는 부천 국민임대1단지의 경우, 영유아수가 357명에 달하나 단지 내 어린이집은 1개소로 정원이 40명에 불과해 나머지 312명은 시설보육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이 곳의 보육시설 수용률은 11%에 불과해 전국 보육공급량이 59%인데 비하면 대단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임차인의 전대허용 및 단지 내 의무어린이집 설치확대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국토부와 협의하겠지만 어린이집을 마냥 늘리는 문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국토해양부는 “작년에 보금자리 주택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해 어린이집 공급규정을 완화시켰다”며 “그러나 이전에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예외규정을 두는 것은 아동수요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없으며 장애인, 노령층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날 ▲임대아파트의 어린이집 정원규모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가정어린이집 설치 시에는 임대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전대할 수 있도록 하며 ▲LH가 어린이집 설립용도의 토지를 지자체에 기부체납하는 것 등이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

이학영 의원은 “현장에 가서 어머니들을 만나보니 어린이집 보내기가 힘들어 둘째를 못 낳겠다고 했다. 실제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세밀한 방안들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일괄적인 정책을 적용해서 각 부처들의 주장만을 하면 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3-4세 무상보육이 확대되고 임대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더욱 공론화시켜 보육수요의 양극화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각 부처들도 보다 책임감을 갖고 잘 협의해 실현 가능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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