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2월 장애인들의 국가인권위 점거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장애인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인권침해자로 제소하는 진정서가 접수돼 인권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결과가 주목된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현병철위원장연임반대긴급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시민 등시민진정인단이 장애인 차별을 이유로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상대로 한 진정서를 23일 인권위에 제출했다.

2010년 12월 초 장애인활동가 10여명은 현병철 위원장 사퇴와 장애인 관련법 제개정을 요구하며 인권위 점거농성을 벌이던 중, 전기 차단, 난방 차단, 승강기 가동 중지, 식사반입 차단 등으로 인해 출입을 봉쇄당하고 감금된 상태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당시 공사 중이었던 11층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데다 승강기 중단, 출입할 수 있는 활동보조인 수 제한 등으로 인해 배변활동조차 곤란을 겪었다.

이 때 추위에 떨던 우동민 활동가는 폐렴으로 이주 후 세상을 떠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장애인 활동가들은 "이미 2일부터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멈췄으며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인들은 계단으로 이동할 수가 없었다. 3일 밤부터는 11층에 전기와 난방이 들어오지 않았다. 회원들은 칠흑같은 어둠에 갇혀 추위에 떨었다. 인권위 측에 연락했다. 중증장애인들이 있으니 11층이라도 난방을 틀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인권위 측은 화재 위험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부탁을 거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현병철 위원장은 이러한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 지난 16일 청문회와 다음 날인 17일 소명자료를 통해 “인권침해는 없었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현병철 위원장 측은 난방은 건물관리소 측 문제이며 11층 화장실 공사가 12월3일 종료됐고 사용에 문제가 없었으나 안내판을 떼지 못 했다고 해명했다.

시민진정인단은 “이 사건은 단순히 많은 사건들 중 하나가 아니다”며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여야 할 인권위에 의해 자행된 인권탄압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권위가 자기 조직의 위원장을 조사한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스스로에게 메스를 대고 환부를 도려내 우리 사회의 인권을 살려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 계기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돼 온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인권지킴이로 거듭날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진정인단은 “인권위는 시민진정인단의 진정을 받아들여 ‘조사개시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인권위가 이 진정서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읽고 현병철 위원장에 의해 자행된 인권탄압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진실을 밝혀낼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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