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마나이의 모습.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9세 소년 마나이가 한국에서 희망을 찾았다.

태어날 때부터 혀가 입 밖으로 나와 있었던 마나이는 성장할수록 혀도 부풀어 올라 말하는 것도 먹는 것도 힘든 상태였다.

부풀어 오른 혀 위로 앉은 파리 등으로 추가 세균감염의 위험과 최악의 경우 설암일 가능성 도 제기됐다.

밀알복지재단 이동진료팀은 부모님을 설득해 한국에서의 수술을 진행하던 중 동네 무당이 마나이가 마다가스카르를 떠나면 마을에 저주가 온다고 예언해 그 권위에 눌려 한국행을 포기하기도 했었다.

이동진료팀은 아프리카 오지 사람들이 수술을 통해 건강해지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등 마나이가 수술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부모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무당의 권위를 누르고 한국행을 결정해 지난 7월 31일 마나이가 한국에 입국하게 됐다.

마나이의 상황을 알게 된 고려대 안암병원은 국제진료센터와 이식혈관외과 박관태 교수)를 통해 마나이가 초청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초청장을 전달하고 병실비용과 수술 및 치료비 일부를 지원하며 마나이 치료에 적극 나섰다.

마나이는 정밀검진을 받은 후 지난 8월 3일 부풀어 올라 입 밖으로 튀어나온 혀 부분을 절제하고, 남은 부위를 봉합해 일반인과 비슷한 크기의 혀 모양을 갖게 됐다.

이 날 잘라낸 마나이의 혀 크기만도 일반인의 5배에 달할 정도로 큰 크기였다. 원인은 혈관과 임파선이 부풀어 올라 나타나는 혈관림파기형으로 추정돼 정확한 진단명을 위해 병리과에서 잘라낸 부위의 세포조직검사를 진행해 확진했다.

마나이는 혀 이외에도 양쪽 귀에 심각한 중이염으로 청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었다. 결국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가 한쪽 귀의 수술을 진행했고, 추후 청력의 회복여부를 지켜볼 계획이다.

또 심각한 혈뇨를 보이기도 해서 소아청소년과에서 신장 초음파를 비롯한 각종 검사 및 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수술을 진행한 성형외과 박승하 교수는 “수술은 잘 진행되었으나 어려서 혀가 커졌고 그 상태로 오랫동안 지냈기 때문에 턱관절과 치아가 많이 변형됐다”라고 말하며 “현재는 턱관절 강직으로 입이 완전히 다물어지지 않으나 앞으로 성장하면서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마나이의 수술, 검사, 시술비와 물리치료비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밀알복지재단(02-3411-4664, www.miral.org)을 통해 마나이를 도울 수 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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