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부딪히는 척하며 가슴을 만진다. 카메라폰으로 여학생의 치마 속을 찍는다. 음란성 이메일을 보낸다' 모두 학교내에서 행해지는 성폭력의 모습들이다. 하지만 이를 성폭력으로 간주해 법적 체벌을 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와관련해 현재 많은 수의 학생들이 교내에서 직·간접적으로 성폭력을 경험하지만, 학교의 처벌이 가해지는 경우가 미비해 학교가 이 문제에 대해 방관자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지난 2003년 중학생 955명, 고등학생 1105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성폭행관련 실태조사 결과 '친구 및 선후배에 의한 성폭력 피해실태'항목에서 72.5%의 학생들이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울 중학교 이정옥교사의 발언 모습

이와관련 한국여성민우회 상담소 10주년 기념을 실시한  '청소년 성폭력 가해 예방을 위한 정책 심포지엄'에 참가한 이정옥(한울중학교)교사는 "성폭력이 발생하면 제대로 교육을 실시하지 못한 학교측과, 교장, 선생에게 우선적으로 책임이 전가된다"며 "따라서 자체적으로 교육하는 수준이거나 사건을 조용히 은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교 성폭력의 심각성을 가시화 시키고 예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를 위해 성교육 활성화와 처리규정·관련기관 마련, 예산확보 등의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되며, 개별적으로 학교내에서 성교육을 실시하고, 책임지도록 유지 한다면 성폭력이 은폐되는 악순환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의 공지와 규정은 피해청소년을 어떻게 다룰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가해 청소년을 발견해도 처벌할만한 근거와 자료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교육부의 입장을 밝히는 박정희씨

박정희(교육인적자원부 초중등교육정책과)씨는 "교육부에서는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알리는 학교에 대해서는 문책하지 않는다. 은폐 후 뒤늦게 밝혀지는 경우, 강력하게 문책하는 규정을 따르고 있다며, 사건의 경중을 생각하기 전에 알아서 처리하려고 하는 경향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들은 "대한민국 청소년의 성교육은 대다수가 성충동을 통제하기 위한 것 혹은 임신을 막기 위한 것으로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하며 "매체의 발달로 음란물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 같은 교육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겠다는 꼴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학교내 성폭력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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