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는 농아인 권리보장을 위한 100일 전국릴레이 1인시위 종료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었다.

100일 전국릴레이 1인시위는 농아인들의 교육, 직업 등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겪는 데 대해 권리 및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6월3일부터 진행됐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변승일 농아인협회 회장은 “우리는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일 뿐”이라며 “우리 농아인들은 수화를 사용하는 것을 무능한 것으로 치부하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교육, 취업, 정보접근, 문화향유, 지역사회 참여 등 전 영역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으며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농아인들 스스로의 자각을 바탕으로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고 나아가 차별을 고착시켜 왔던 법률과 정책, 사회적인 인식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며 “농아인들이 권리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사회구현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올해 서울시내 학교에서 청각장애 학생들에 대한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편의제공 모니터링을 실시했다”며 “와우수술을 받았거나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 학생들이 조금 듣는다는 이유로 장애학생으로서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선생님 또는 친구들이 작은 소리로 얘기할 때는 잘 듣지 못해 일명 ‘사오정’이라고 놀림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기자회견이 우리 농학생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겪어야 할 더 큰 차별들을 없애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시발점이란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오일 에바다학교 교장은 “농학생에게 수화는 모국어다. 모국어를 가르치지 않고 외국어만 가르치면 어떻게 교육이 되겠나”며 “농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보다는 교사 등 전문가들의 입맛대로 이끌리고 있는 게 현재 농교육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에바다학교가 농학교로서 수화를 할 줄 아는 교사가 부족한 데 대해 반성하고 교사들이 아침저녁으로 자체적인 수화교육을 통해 수화통역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농학생들의 인권과 교육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아인협회는 이 날 ▲수화를 농아인의 고유한 언어로 인정하고 언어선택권 보장할 것 ▲농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 ▲농아인의 방송접근권 및 정보취득권을 보장할 것 ▲농아인의 노동권 및 참정권, 문화향유권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협회는 앞으로 수화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정보통신관련법 등 농아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에 대한 개정운동을 벌일 에정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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