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평가는 3차 중앙평가와 1996년부터 수차례 서울시 평가를 거치면서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결국 2001년에는 사회복지관들이 평가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는데, 이러한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발전시킬 방법으로 인증제도의 도입이 검토돼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인증 및 경영컨설팅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

지난 23일 서울복지재단은 '사회복지시설 인증 및 경영컨설팅' 세미나를 개최하고  '사회복지시설 인증체제 수립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맡아 주관한 서울복지재단 이지숙 책임연구원은 "인증제도의 궁극적 목적은 복지서비스 이용자의 권익향상"이라며 "인증제도의 도입은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며 인증제도가 도입된다해도 지금의 시설평가도 병행돼야한다"고 전했다.

서울복지재단 이지숙 책임연구원이 인증체제 수립에 관한 연구를 발제하고 있다.

인증제도란, 인증을 받고자 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인증기관이 제시한 기준에 맞는 프로그램, 시설, 서비스의 질, 종사자의 수준 등을 갖춰 인증을 받는 것이며 인증기간이 지나면 다시 평가를 통해 인증 재발급을 받는 현재 평가제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 세미나의 토론자로 참석한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치성숙 관장은 "인증제도 도입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현장에서는 인증을 먼저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대다수며 이는 평가제도가 도입된지 9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뚜렷한 표준매뉴얼이 없고 사회복지시설 환경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복합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시급한 문제점들이 선결되지 않는다면 인증제도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현행 사회복지행정체계는 최근의 경제위기와 정부개혁 등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부응하는 비전이 필요하며, 복지행정의 새로운 비전으로서 고객중심과 서비스품질중심의 원칙을 반영한 품질경영을 제시해야 한다. 또 복지서비스체계의 방향이 시설중심에서 지역사회중심의 재가복지로 전환되는 가운데 최소한의 시설중심의 서비스체계가 유지되는 현 복지시설체계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된 인증제도의 도입이 사실상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인증제도가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얼마만큼의 보완하며 통제를 위한 평가가 아닌 발전을 위한 평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구윤정 기자 kido99@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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