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력범죄 대응을 이유로 불심검문이 부활한 데 대해 경찰이 이를 자의적으로 남용하지 않도록 공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3일 불법 불심검문 사례를 제보받는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이 2008년과 2009년 휴대용 신원 조회기로 시민의 신원을 조회한 건수가 각각 710만여건과 644만여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인구가 1046만명임을 감안하면, 시민 10명 중 6~7명에 해당하는 횟수다.
연석회의는 “불심검문을 통한 강제적인 신원확인이 이런 규모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결국 경찰이 시민 전체를 잠재적 감시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의적인 구금과 강제적인 신원확인이 이어진 바 있다”며 “무분별한 불심검문을 따져 묻고 거부하는 것은 민주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연석회의가 과거 경찰의 불심검문 사례를 크게 유형화한 결과 ▲불심검문 불응시 제지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 ▲강제로 신원조회기를 통한 신원확인 ▲신원확인을 거부했을 경우 적법한 절차 없는 무분별한 임의동행 ▲불심검문시 소속, 성명 등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목적, 이유를 고지하지 않는 경우로 나타났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의 불심검문 시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않고 신체를 구속하거나 답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경찰관서 동행요구에 대해 불심검문 대상자가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불심검문이나 동행요구 시 경찰관은 대상자에게 자신의 소속과 성명 등 신분을 밝히고 그 목적을 설명토록 하고 있다.
동행 시에는 대상자를 6시간을 초과해 경찰관서에 머물게 할 수 없도록 했다.
연석회의는 “불심검문은 누가 봐도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만큼 수상한 거동을 보이거나, 범죄관련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경우 등에 하는 것이므로 불심검문이 이러한 이유에 합당하지 않다면 거부할 수 있다”며 “불심검문 협조여부는 당사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경찰관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고 강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불심검문에 응하기 전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고 소속, 신분과 검문 목적과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라”고 강조했다.
또 “불심검문은 질문으로 끝나야 하며 신분증 제시나 소지품 검사에 응할 이유는 없다”며 “경찰이 신원조회를 할 권한이 없으며 소지품 검사의 경우도 혐의가 상당할 때 흉기소지 여부만 검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경찰의 동행 요구 시 동행목적, 동행장소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고지 여부 ▲동행요구 강제성 여부 등을 불법 불심검문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연석회의는 불법 불심검문 발생 시 서울 인권운동사랑방(02-365-5363), 서울경기 다산인권센터(031-213-2105), 광주 광주인권운동센터(062-529-7576), 대구 인권운동연대(053-290-7474), 인천 민주노동자연대(032-529-0415), 전주 전북평화인권연대 (063-278-9331) 등을 통해 제보를 받고 있다.
한편 연석회의는 13일 21일 27일 오후4시 종로3가, 홍익대전철역, 명동 등에서 ‘불편한 심신 검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제목으로 불심검문 거부 캠페인을 진행한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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