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은 주(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급격한 가족의 변화 속에서 한국사회는 한국의 아버지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한국의 아버지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지난 11월 23일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 MCA전국연맹의 공동주최로 열린< 남성의 돌봄노동 권리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인 윤홍식교수는 “OECD국가의 돌봄노동 참여를 위해 제도화한 부성휴가와 부모휴가의 실태를 비교분석한 결과  빈곤율, 합계출산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국가경쟁력 등의 사회지표에서 OECD국가의 14개 국가는 5개의 군집으로 나누어지는데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수준이 높고 전통적 주생계부양자인 국가일수록 빈곤율이 낮으며 합계출산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국가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돌봄 노동의 지향이 성별불평등 완화를 너머 해당국가의 지속적 발전가능성을 진단하는 리트머스” 라고 발표했다. 

또 한국의 남성 돌봄 지원정책은 분석대상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돌봄과 생산노동에 대한 낮은 수준의 성별 간 공유가 OECD 국가 중에서도  빈곤율은 높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원인을 설명한다고  주장했다.  

출산율의 저하, 이혼율의 증가. 여성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등 가족과 가족을 둘러싼 최근의 변화는 부모역할에 대한 재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아버지와 어머니 역할 강화를 통한 전향적 가족형태와 가치에 대한 강조는 가족을 둘러싼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이 되지 못하고 지엽적인 대응만을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전통적 가족가치와 형태를 강조하는 이태리 등 남부 유럽국가들이 극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음은 매우 주목되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가족과 가족을 둘러싼 변화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은 전통적 가족형태와 가치의 강화를 통해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웨덴을 비롯한 서구유럽사회에서는 인구위기문제에 대해 다른 대처양식을 보이고 있다. 즉 1930년대 인구위기에 대해 다른 여타 유럽국가들과 다른 관점에서 정책대안을 고민했다. 즉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여성이 자녀가질 것을 권장하는 직접적 출산장려정책을 중심으로 대안을 마련하는데 비해 젠더 및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호하는 주요한 전기로 삼았다는 것은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는 국가정책을 고민하는 지금 우리상황에 큰 함의를 제공한다.

한편 토론회장에서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자의 사례발표가 있어 한결 생생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도왔다.

기자는 아버지가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를  경험하고 자녀와의 친밀도가 높아지는 등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이 경험을 통해 사회가 생명을 함께 기르는 사회로 변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해 한국사회가 살만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과 남성이 돌봄과 생산노동을 함께 나누는 사회 지향해야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물론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없이는 남성과 여성이 같은 수준으로  돌봄 노동을 참여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계층적 측면에서도 남성의 돌봄 노동의 제도화는 계층적 불평등을 유발할 소지를 내재하고 있지만, 남성의 돌봄 노동의 참여는 ‘새로운 아버지상의 정립을 통해 생산노동과 재생산노동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복지국가 재편의 핵심적 과제인 보편적 돌봄과 생산노동의 기반을 닦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데에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대부분 동의하고 있었다.

    신 은 주(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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