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복지전달체계가 현금급여에서 휴먼서비스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이를 수용할 ‘사회복지통합서비스센터’(가칭)와 같은 별도의 공공복지전달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경숙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와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공동주최로 1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2012 공공복지전달체계 혁신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다양한 휴먼서비스 제공을 정부 각 부처에서 분산적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민간기관에서 복지서비스사업을 위탁받아 제공함에 따라 발생해 온 복지서비스의 중복성, 단절성, 단편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공공복지전달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경숙 교수에 따르면 휴먼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부처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총 16개 부처에서 289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복지사업들은 공공복지전달체계 최일선에 있는 읍면동 주민센터의 소수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집중됨으로써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업무과다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분산돼 제공됨으로써 주민에게는 수요자 중심의 통합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12월 현재 기초자치단체 복지담당공무원은 총 2만2238명이며, 이중 사회복지직은 1만496명으로 46.9%에 머물고 있다.

박경숙 교수가 전국 263개 시군구 복지담당공무원 7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복지전달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력대비 업무량 과다와 통합적 서비스에 어려운 분절적 업무분담 구조가 꼽혔다.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주민센터 사회복지조사담당자 1인이 관리하는 기초생활보장 가구수는 241가구인데,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103가구였다.

통합조사담당의 일주일 총 근무시간은 53.1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통합관리담당은 일주일 총 51.5시간, 서비스연계담당은 50.3시간,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은 48.3시간, 통합서비스전문요원은 41.7시간이었다.

현재 담당업무를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근무시간 대비 평균 28.4%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자의 업무비중은 기초생활보장업무가 34%, 그 외 장애인복지업무 11%, 노인복지업무 10%, 자활지원업무 9%, 영유아보육업무 8%, 한부모가족업무 6%, 사회복지서비스이용권업무 6%, 교육과 문화 등 유관부처 복지업무 3%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복지서비스업무를 다 포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민관협력의 문제점, 사례관리의 문제점, 중앙과 지방 역할분담의 문제점 등이 꼽혔다.

이런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담당공무원들은 복지업무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문조사결과 전체의 52.8%가 복지업무만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필요치 않다는 응답은 47.2%였다.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 별도 조직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전체의 61.6%가 지자체에 ‘사회복지서비스통합센터’(가칭)를 시군구에 별도 조직으로 독립된 공간에 설치해 복지직 중심으로 근무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 외 38.5%는 중앙에 특별행정기관으로 ‘사회복지청’(가칭)을 설치해 지자체가 담당하는 복지업무를 수행하고 지방복지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시군구에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 시군구 아래 권역별로 몇 개 읍면동 복지업무를 합한 별도 사회복지직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전체의 76.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기초보장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의 효과적인 자활을 위해 현금급여업무와 취업지원업무를 통합해 사례관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체의 56.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43.2%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영찬 새누리당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은 “전문적인 복지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공공전달체계의 구축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 “단 현재는 복지전담공무원 부족 등 공공전달체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이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 대한 권한 강화와 정부는 사회복지통합전산망 구축 등 과거와는 차별화된 현대화된 행정기법이 도입되고 있는 측면도 감안해 전달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대 민주통합당 복지전문위원은 “복지부 이외의 부처에서 수행하는 사업 중 적지 않은 사업은 변변한 전달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러한 사업의 전달업무는 지자체로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중앙집권형식의 독립기구 설립은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으로써 동의하기 어렵다”며 공공복지전달체계의 개편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개편방안은 이상적일 수 있으나 기초자치단체의 열악한 인력구조 및 이에 따른 사회서비스에 있어서의 공공관리 부재라는 냉혹한 현실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는 개편방향으로 제도화 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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