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24일 양육보조금 소득하위 70% 이하 가정 지원 등 내용을 담은 ‘보육지원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에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0~2세 차상위계층에만 지원하던 '양육수당'을 '양육보조금'으로 명칭을 바꾸고 대폭 확대해 시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소득하위 70%까지 현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조치가 양육비를 가정에 직접 지급해 현재 시설보육으로 지나치게 쏠리고 있는 수요를 가정양육으로 돌리기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지원금은 0세 20만원, 1세 15만원, 2세 10만원이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3~5세 소득하위 70% 가정도 양육보조금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그동안 보육시설에 지급됐던 보육료 지원금이 내년 3월부터는 바우처 형식으로 가정에 직접 지원되며 맞벌이 가정과 외벌이(전업주부) 가정 등으로 나누어 전업주부 가정에는 종일제가 아닌 반일제(6시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0세 자녀를 둔 소득 70% 이하 맞벌이가정은 내년 3월부터 정부로부터 55만5000원 상당의 종일제 바우처(이용권)과 양육보조금 20만원(현금)을 직접 받아 어린이집 이용시 사용하면 된다.

어린이집 미이용시 양육보조금만 받게 된다.

한편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직업훈련, 학생, 출산, 질병, 돌봄 필요가족이 있는 등의 경우는 지금처럼 종일제 보육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 정부는 갑작스런 외출이나 병원진료 등으로 자녀를 돌볼 수 없는 경우 기존의 어린이집이나 지방보육정보센터 등을 활용해 일시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제도개편에 따른 총 소요예산은 4조7000억원 내외(3~5세 보육·유아학비 예산제외)로, 올해 4조60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참여연대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0-2세 보육지원 대상을 축소하고, 월10만원의 가정양육보조금 지원을 조건으로 3-5세 무상보육의 축소를 유도하려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조삼모사의 방식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는 내년부터 양육보조금 지원 대상 및 금액을 소득하위 70%로 대폭 확대해 가정양육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원확대가 아니라 명백한 지원축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 계층에게 지급하던 0-2세 보육료 지원 금액을 양육보조금과 보육료 지원으로 나누어 놓고, 보육료 지원 대상자를 전 계층에서 소득하위 70%로 축소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상보육, 보편적 보육을 강조해 오던 정부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를 폐기하고,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다수의 중산층을 배제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가정양육 활성화는 저소득 가구에서 양육보조금을 지급받고 시설보육을 포기하여 발생하는 지원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꼼수”라고 힐난했다.

이어 “취학 전 학교 과정이나 다름없어서 사실상 의무교육 시스템에 준하는 5세 누리과정과, 아동 발달을 위한 사회투자를 목적으로 설계된 3-4세 누리과정에서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면 저소득층 아동들 중 상당수는 시설보육보다는 현금지원을 선택해 서비스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평등한 아동발달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보육재정 축소를 위한 이번 개편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급되는 양육보조금 확대 방안이 아닌, 소득수준 및 보육시설 이용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보편적 아동수당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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