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근로자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근속연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화가 근속 및 연공임금체계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연령별 근속년수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에 34.8세였던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2010년 39세로 17년 동안 4.2세 높아졌다.

그러나 평균근속년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까지 6.1년으로 증가한 이후 2010년까지 6.2년으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외환위기 이전인 1993~1998년간은 모든 연령층에서 근속년수가 늘어났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근속년수 감소했다.

보고서는 “50대의 근속년수 증가 역시 이 연령대의 퇴직자들이 다시 임금근로자로 취업하지 못하고 자영업, 영세업체, 비상용근로자 등으로 전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전인 1993~1998년간의 전체 근속년수가 연평균 0.3년씩 증가해온 가운데 0.22년이 순수한 근속증가효과, 0.08년이 고령효과에 기인했다.

반면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11년간은 연평균 변화가 0이었는데 이는 순수근속효과가 ‒0.06년, 고령효과 0.06년으로 나타나 두 효과가 서로 상쇄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평균근속년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나타난 5년으로 프랑스 11.7년, 독일 11.2년 영국 8.7년 등 유럽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근속년수 1년 미만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37.1%로 일본의 7.3%, 네덜란드 10.4%, 미국 19%, 덴마크 20.3% 등에 비해 매우 높다.

근속년수 10년 이상인 장기근속 근로자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17.4%로 이탈리아 45.3%, 일본 44.5%, 프랑스 44.1%, 독일 42.7%보다 낮았다.

또 우리나라 남성은 조기퇴직의 보편화로 40대 중반 이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50대 초반 이후부터는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여성은 30대 중반부터 이미 근속이 정체해 유럽선진국들과는 2~3배의 큰 격차가 벌어졌다.

보고서는 “이같은 조기 퇴직은 연공임금체계하의 임금부담으로 인한 기업의 조기퇴직 보편화 및 고용유연화 등이 근속년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이와함께 고용유연화로 인해 증가한 비정규직은 전체의 57%가 근속기간 1년 미만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것도 원인이라고 꼽았다.

보고서는 대기업 고졸 숙련직의 근속 20년차 임금은 초임의 2.6배로 임금부담이 가장 높고, 무노조 중소기업의 경우 1.6배 수준인 것도 지적했다.

이의 해소를 위해서는 근로자 집단별 특성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대책으로 ▲대기업 숙련직은 ‘근로시간 단축형 임금피크제’의 활성화 ▲비정규직은 불법파견 등에 대한 감독 강화 통해 근속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 ▲여성은 유연근무제 확대 통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방지 등을 제안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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