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가구유형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현재와 같은 방식의 최저생계비 계측으로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어 최저생계비가 최저생존비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저생계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매 3년마다 주거비, 식료품비, 의료비, 광열수도비, 가구집기 등 11개 비목의 계측조사 후 전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결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저생계비 결정에 있어 가정이 많이 소비하는 식료품, 신선식품, 음료비 등 주요 소비품목의 물가상승률보다 항상 낮게 계측돼 법정 최저생계비와 실제 국민이 느끼는 생계비 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올 6월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통계에 따르면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농축수산물은 5.8%가 올랐고, 신선과일은 11%, 신선채소는 19.8%나 가격이 올랐다.

2013년도 최저생계비는 올해에 비해 3.4% 인상된 수준에서 멈췄다. 이는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평균을 반영해 최저생계비 인상률을 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도 최저생계비로 계측된 4인 가구 식료품비는 58만3517원으로 한 사람당 한끼 식비는 1620원에 불과하다.

또 최저생계비 계측이 전물량 방식과 함께 ‘중소도시 전세기준 4인 가족으로 구성된 표준가구’를 기준으로 정해지다 보니 지역별, 가구유형별, 가구규모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최저생계비가 중위소득 및 근로자 최저임금과의 격차도 매년 벌어져 최저생계비 수준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낮아지고 있다.

김성주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9년 당시 최저생계비는 중위소득의 45.5% 수준이었으나 2010년에는 36.6%로 급락했다.

또한 2005년 최저생계비는 최저임금의 67.6% 수준이었지만 2011년에는 54.6%로 1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중위소득의 60%를 저소득의 기준으로 삼고 있고, 일본도 급여수준을 일반 근로자 시대 소비지출의 68%로 고정하는 등 많은 선진국에서 상대적 빈곤선을 도입해 실질적인 빈곤율을 측정하고 이에 맞는 공공부조를 행하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와 소득 재분배의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우리도 최저생계비 계측에 있어 상대적 빈곤선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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