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2012도 보육사업안내’ 지침을 변경해 어린이집이 부모들로부터 받은 보육비 외 특별활동비, 차량운행비 등 ‘필요경비’ 중 어린이집 관리운영비로 집행할 수 비율을 5%에서 14%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부모들에게 특별활동비, 차량운행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받고, 그 중 14%는 어린이집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어린이집의 기본보육료에는 인건비, 교재교구비, 급식비 1회, 간식비 2회, 관리운영비가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필요경비를 통해 관리운영비를 추가로 청구하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어린이집 쌈짓돈”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침 변경시점인 3월이면 민간어린이집 집단 휴원사태가 철회(2월28일)된 직후”라며 “복지부는 왜 하필 이 시기에 지침을 변경해 어린이집의 쌈짓돈을 늘려준 것일까”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어린이집 필요경비 수납한도액이 근거도 불확실하고 지역마다 들쑥날쑥한 점도 지적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는 보육비 외 추가로 내는 비용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도 및 시군구의 보육정책위원회가 정한 수납한도액 범위 내에서만 필요경비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활동비, 차량운행비 등 각 세부항목별 한도액만 제시할 뿐, 전체 필요경비 한도액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제시된 세부항목별 한도액 책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한도액의 근거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대표적 두 지역의 세부항목을 비교해 본 결과, A지역은 필요경비 중 특별활동비 항목으로 월 최고 21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반면, B지역은 특별활동비를 월 최고 8만5000원까지만 받도록 돼 있다.

A지역과 B지역 특별활동 강사의 질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수업시간이 다른 것인지 책정기준을 알 수가 없다.

또한 A지역은 복지부가 지침을 통해 안내하고 있는 세부항목에 대해 모두 한도액을 정하고 있는 반면, B지역은 차량운행비, 기타 시.도 특성화 비용 등은 따로 받지 않고 있다.

어린이집 필요경비의 지역간 격차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천 국공립어린이집은 연 62만5000원(월 5만2083원)을 받고 있는 반면, 서울시 강남구 어린이집은 연 394만원(월 32만8333원)까지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육 사업 지침서에는 ‘정부 인건비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은 여타 유형의 어린이 집보다 수납한도액을 낮게 정할 수 있어야 함’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강남, 수원, 구리 등 필요경비 수납 상위 4개지역의 경우 국공립과 민간의 한도액 차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필요경비 명목으로 정한 수납한도액마저도 어긴 어린이집이 매년 평균 100곳이 넘었으며,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수납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총 6억80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요경비 초과 수납 최고액 상위 5개 기관 사례를 받아본 결과, 울산의 한 어린이집의 경우 8개월동안 무려 5200만원이나 되는 돈을 학부모로부터 받았으며 경기도의 또 다른 어린이집 역시 5개월 동안 3700만원을 받아내 심각한 도덕불감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동익 의원은 “어린이집 필요경비는 말 그대로 필요해서 따로 받는 돈”이라며 “용도가 분명한 돈을 거둬 쌈짓돈처럼 쓸 수 있게 하고, 상한액이 어떤 근거로 정해졌는지도 알 수 없는데다 우리 동네만 유별나게 비싸다고 한다면 어떤 부모도 공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복지부와 지자체는 필요경비 수납한도액의 산출근거를 마련하고 과도하게 부풀려진 수납한도액은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경비 전체의 수납한도액도 함께 제시하여 저소득가정의 부모들이 필요경비 부담에 한숨짓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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