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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분 규정도 어기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규로 위촉되는 배분위원들에게 받은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는 총 24명의 중앙 배분분과실행위원 중 18명이다. 그나마 6명은 제출도 하지 않았다.
이들이 제출한 서약서 사본은 모두 2012년 10월 5~8일 사이에 작성됐다.
이들의 위촉일자는 멀게는 2010년 7월부터 가깝게는 2012년 7월이다. 위촉 당시 ‘윤리경영 실천서약’ 따위는 단 한명도 하지 않았고, 위촉시점과는 전혀 상관없는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서약서를 작성, 급조한 것이다.
배분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배분규정 제5조의4에 따르면 특정 법인․단체 및 시설을 지정해 기부(지정기탁)할 경우 하나의 법인․단체 및 시설에 10억(2011.7.18. 이전 5억원)을 초과해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이 규정을 어기고 한도를 초과해 지원받은 기관이 무려 71개소나 된다.
2012년 10월 현재도 이미 12개 기관이 한도를 넘어섰다.
모금회는 2010년 복지부 종합감사에서 이미 이 문제를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선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준을 초과해 지원받은 기관 중 3개 기관이 6년간 받아간 금액은 396억에 달한다.
사회복지현장에서는 조금만 금액이 커져도 규정 위반이 된다며 탈락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이 세 개의 기관은 달랐다.
0000협의회와 XXXX사랑나눔회는 연속 5년간 124억, 90억을 각각 지정기탁 받았으며, 대한△△△사의 경우는 연속 6년째 180억을 지정기탁 받았다.
특히 대한△△△사는 2011년 7월부터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모금회와 똑같이 손금산입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기관은 올해도 40억이 넘는 금액의 지정기탁을 모금회로부터 받고 있다.
복지사업 수행기관이 아닌 업체가 속한 기관에 지정기탁한 경우도 있었다.
2012년 농수산홈쇼핑, 우리(롯데)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은 디지털 방송전환에 따른 소외계층에게 디지털TV 보급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모금회에 지정기탁을 했다.
이들이 지정기탁을 한 곳은 한국티브이홈쇼핑협회. 한국티브이홈쇼핑협회는 이들 홈쇼핑이 가입된 단체이다.
결국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사업 수행기관이 아닌 업체들이 가입단체로 있는 협회에 지정기탁을 함으로써 세제해택을 받는 수혜를 누린 셈이다. 이들이 지정기탁 한 금액은 총 15억6400만원이다.
지정기탁 심사도 허술했다.
대한석유협회와 (주)GS는 올해 (재)한국에너지재단에 저소득층 및 농촌지역 주택에너지 효율개선사업을 위한 지정기탁을 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대한석유협회와 (주)GS로부터 각각 지정기탁을 받기 위해 두 개의 사업계획서를 모금회에 제출했고, 모금회의 승인과정을 거쳐 현재 이 사업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저소득층 및 농촌지역 주택에너지 효율개선사업’ 수행을 위한 두 개의 사업계획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계획서에 따르면 단열공사 단가가 250만원인데, (주)GS의 사업계획서 상에는 9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창호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석유협회는 단가 150만원을 책정했으나, (주)GS는 60만원의 단가를 제시하고 있다. 바닥공사 역시 200만원, 100만원으로 두 배나 차이가 난다.
대상도 같고 사업내용도 같은데 단가차이가 나는 것이다.
모금회가 충분히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승인해준 것인지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결국 지난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개적으로 밝혔던 ‘청렴성, 투명성, 신뢰성’이라는 약속은 空約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동익 의원은 “지정기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돈세탁 창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모금과 기부에 대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모금회는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지도감독을 하지 못한 보건복지부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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